美 부채협상에 초점 맞춘 코스피, 금통위·FOMC 촉각...주간 증시 전망은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5.22 07:52 ㅣ 수정 : 2023.05.22 07:52

부채한도 협상, 운명의 주간... 디폴트 우려 해소는 '추가 모멘텀'
1분기 실적시즌 마무리...국내 기업 46.7%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반도체 영향력 커져...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지수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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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22일 이번주(22~26일) 국내 증시가 지난주와 다를 바 없이,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2일 이번주(22~26일) 국내 증시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오는 25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소비자물가 지표도 주목해야 한다. 

 

다만 부채한도 협상이 6월 초까지 지연될 시 주식시장에 일부 영향은 미칠 수 있으나, 국내 증시에 주는 여파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단기 이슈일 뿐, 추세를 바꾸는 요인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 부채한도 협상, 운명의 주간...디폴트 우려 해소는 '추가 모멘텀'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미국 부채한도 협상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슈다. 부채협상 여부는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며 주가 변동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협상 타결이 이뤄질 경우, 추가 모멘텀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단 지난 19일(현지시간)까지도 부채한도 실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순항 중으로 보였던 이번 협상이 또다시 난항에 봉착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이 일시 중단했던 부채한도 협상을 재개했으나, 해당 문제와 연계된 정부 지출 삭감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다음달로 넘어가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법으로 정해진 부채 한도를 넘길때마다 의회가 협상을 통해 높여 왔다.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월 법정 한도(31조4000억달러·4경2000조원)에 도달했다.

 

국채 발행이 어려워진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한 계좌인 재무부일반계정(TGA)을 임시로 써 왔으나, TGA 잔고는 지난 18일 기준 573억달러에 불과하다. TGA 소진속도를 고려 시 일주일 내외의 기간을 버틸 수 있으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천명한 ‘X-데이트’(6월 1일) 발언은 사실로 드러낸 셈이다. 

 

다만 이전 합의 때와 다를 게 없는 전형적인 ‘밀당’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은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매카시 의장과의 담판 예정이 변수다. 게다가 오는 29일 메모리얼 데이 이후인 5월 마지막주는 연휴 시즌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은 주가 변동성 요인은 맞지만, 국내 증시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2018년 예산안 합의 불발로 미 연방정부가 35일 셧다운(폐쇄)했을 당시 코스피는 횡보 흐름을 보였고, 해당 이슈가 해소된 후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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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1분기 실적시즌 마무리...국내 기업 46.7%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익 전망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국내 기업 285개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시장기대치를 3.4%와 11% 웃돌았다.

 

시장 우려와 달리 1분기 기업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국내 기업의 46.7%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깜짝 실적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보험과 철강, 자동차였다.

 

증권가는 최근 종료된 1분기 실적발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코스피 기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소폭 상향 조정되는 등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어닝서프라이즈는 국내 증시에 호재지만, 대외적 불확실한 이슈들로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당장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전문가는 1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이번주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이 마무리됐고, 통화정책과 부채한도 협상도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실적시즌 이후의 주식시장은 과거와 비슷하게 대체로 밋밋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영향력 커질 것...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대감↑

 

실적시즌 종료 후 전체적으로 시장의 중심은 반도체가 가져갈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익에 대한 영향력이 다시 줄어들면서 코스피의 경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에서 불어온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지난 19일 국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덩달아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3.32% 올라 6만8400원에, SK하이닉스 주가는 3.95% 뛴 9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업황 바닥 인식과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올해 들어 23% 넘게 상승하며 7만전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5개월간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1조2963억원, SK하이닉스 주식을 3615억원 사들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라탈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오른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경쟁 강화로 인한 수요 증가 기대감이 맞물렸다는 평가다. 

 

반도체주들의 오름세는 국내 증시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미국 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올해 들어서만 36.4% 올랐다. 

 

미국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는 올해만 118.40%나 치솟았다.  오는 24일에는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반도체 섹터 내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2차전지 다음의 시장주도 주자로 반도체주 강세를 꼽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 이상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만으로도 하반기 글로벌 D램, 낸드 수급은 균형에 근접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재고 감소와 가격하락 둔화,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분명한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오는 25일 FOMC 의사록, 금통위 회의...韓 기준금리 ‘동결’ 예상

 

이번주는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이 몰려있다. 우선 미국시간으로 오는 25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5월 FOMC 의사록 공개가 있다. 

 

이번 의사록에서 매파적 메시지가 등장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커질 수 있어서,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달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은 발언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연구 콘퍼런스에서 “긴축 정책이 시차를 두고 어떤 효과를 가질지, 그리고 최근 은행업의 스트레스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파월 의장은 또 긴축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했다며, 데이터와 점차 발전하는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를 내비쳤다. 

 

이번주 예정된 금통위도 시장의 변수다. 오는 25일 한국은행은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현재 금리동결을 확신하는 상황으로, 이렇게 정해지면 세차례 연속 동결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사이, 한국은 두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 이뤄졌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 기준금리는 동결로 보이며,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지하겠지만 대내외 수요부진을 우려하면서 성장에 대한 시선을 이전보다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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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15일~19일) 코스피지수는 2.52% 오른 2,537.79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4385억원과 7217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린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반도체 업종은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20~2,55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90원~1,35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조기 타결,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밸류에이션 부담 등이 거론됐다.

 

NH투자증권은 관심 가져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자동차, 헬스케어, 우주항공 등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관심 종목으로 기아(000270)와 NAVER(035420), LG전자(066570), 삼성전자(005930), 현대모비스(012330), 하이브(352820), LG이노텍(011070), 이수페타시스(00766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클래시스(214150)를 지목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11조원(코스피 기준)에 도달했고 개인 수급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증시 예탁금, 신용 잔고는 감소세"라며 "외국인 수급 강도가 강한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 5월 제조업·서비스 PMI 지수·미 4월 신규주택판매(23일), 영국 4월 소비자물가(24일), 금통위 정례회의·미 1분기 GDP(수정치)·5월 FOMC 의사록공개(25일), 영국 4월 소매판매·미 4월 PCE 물가·미 4월 내구재 주문(26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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