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93)] 방공유도탄여단장③ 여단장 취임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2.21 10:13 ㅣ 수정 : 2023.02.21 10:13

김관진 국방부장관, 대통령을 대신해 장군 진급 대상자들에게 '삼정검(三精劍)'을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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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진급 신고. 김관진 국방부장관에게 삼정검을 건네받고 인사하는 필자 / 사진=최환종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포대 작전지역으로 올라가기 전에 포대 행정지역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예전의 낡은 건물은 대부분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들, 즉 병사들의 내무실, 식당 등등이 쾌적한 현대식 건물로 바뀌어 있었다. 행정지역의 부대원들을 격려하고 작전지역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작전도로가 예전의 열악했던 비포장도로가 아니다. 작전지역까지 상당부분이 포장도로로 바뀌어 있었다. 필자가 포대장 임무를 수행하던 때에는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도로가 유실되어서 도로 복구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그동안에 이렇게 바뀌다니...

 

작전지역에 도착하자 포대장 등 포대 주요 참모들이 도열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작전지역의 건물들도 많이 현대화되어 있었다. 포대장으로부터 작전태세 등 업무보고를 받고는 포대를 둘러보러 밖으로 나갔다. 12월 중순, 당시 날씨는 무척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들어보니 부관이 복장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추위에 많이 고생했다고 한다. 출발하기 전에 분명히 부관에게 ‘00포대는 날씨가 춥고 기상변화가 심하니 복장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했는데, 00포대의 겨울철 기상에 대해서 ‘설마’ 했던 부관은 포대 기상에 맞는 복장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00포대의 작전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겨울철의 강풍과 추위도 그대로이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병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임 내무실장에게 여단장이 살테니 BX(육군의 PX)에서 병사들이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가지고 와서 간담회 시간에 병사들에게 주라고 했더니 얼굴이 밝아진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여단장이 얘기해 보라고 하면 포대원들, 특히 병사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입을 꾹 닫고 있다. 포대원들에게 필자가 포대장 시절의 에피소드(신병 자해 사건, 야외 전개훈련, 유도탄 실사격 훈련 등)를 들려주고 전투준비태세 유지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포대 작전지역에는 별도의 외래자용 숙소가 없으므로 그날은 포대장 시절에 하던 것과 똑같이 포대장실에서 잠을 잤다. 옛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쉽게 잠이 안온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소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었고, 건물이 현대화되어서 실내는 따뜻했지만 겨울철에 몰아치는 강풍과 눈으로 인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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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참모총장과 아내가 준장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 사진=최환종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운 필자는 포대 식당에서 병사들과 같이 아침 식사를 하고는 포대장과 작전지역을 한번 더 돌아보고는 포대원들을 격려한 후에 여단본부로 복귀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초급장교 때와는 달리 크리스마스나 연말이라고 해서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저 연말연시 대비태세 유지에 집중할 뿐이었다. 연말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장군 진급식 일정이 하달되었다. 원래대로 하면 새해 1월 1일인데, 며칠 빨리 장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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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참모총장에게 장군 임명장을 받는 필자 / 사진=최환종

 

진급식 당일, 새벽에 일찍 일어난 필자는 장교 정복을 입고 서울 대방동의 공군회관(현재의 공군호텔)으로 향했다. 먼저 공군 참모총장에게 진급 신고를 하고 국방부에 가서 국방부장관에게 진급신고를 하도록 일정이 되어 있었다. 공군회관에 도착하니 그날 장군 진급식에 참석하는 선배, 동기들의 모습이 보였다. 공군 참모총장에게 진급 신고를 하고는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국방부로 향했다.

 

국방부에 도착하니 각 군의 장군 진급 대상자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잠시 후 김관진 국방부장관 주관하에 장군 진급식이 진행되었다. 국방부장관에게 진급 신고 후, 국방부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하여 진급자 각각에게 삼정검(三精劍)을 수여하였다. 언론 보도에서나 보았던 대통령이 수여하는 삼정검이다. 장관에게 삼정검을 건네받은 필자는 삼정검을 왼손에 쥐고 장관과 악수하며인사했다. “준장 최환종! 감사합니다!”

 

국방부장관과 공군 참모총장의 장군 진급식 공식 행사가 모두 끝나고 필자는 오산 기지에 가서 방포사령관에게 장군으로 진급하였음을 보고하고 부대로 복귀하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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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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