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삼성금융 실적 이끈 삼성생명, 삼성화재 품고 '독주' 이어갈까
삼성금융 4개사 순익 5조9000억 규모
'지주 1위' KB금융보다 8000억원 앞서
자회사 편입해도 생명 순익 영향은 無
기존과 같이 제3보험 시장 경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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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제3보험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업계 '부동의 1위' 삼성생명의 순익 규모는 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더욱 증가하게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계열사(생명·화재·증권·카드)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익 합은 5조9006억원이다. 이는 금융지주 중 1위를 기록한 KB금융의 5조782억원 보다 8000억원 이상 앞선 수치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 4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2조2603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생명은 이달 13일 금융위원회에 삼성화재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삼성화재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발표에 따른 것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5.93%를 2028년까지 5% 아래로 축소하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삼성화재는 별도 법인이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은 14.98%에서 16.93%로 확대된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지분을 15%보다 많이 보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보유 중인 삼성화재 지분을 일부 매각하거나 자회사로 편입해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양사 간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제3보험 시장에서 생·손보를 막론하고 상품을 쏟아내며 격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3보험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 양 업권이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영역이다. 제3보험의 점유율은 손보업계가 두 배 가량 높은 상황이나 최근 생보사가 포화된 종신보험 시장을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치영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자회사로 편입되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제3보험 영역에서 충돌하게 돼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오히려 제3보험 시장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를 통해 협력을 확대하고, 연계 상품 강화 등 제3보험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생명과 화재 모두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삼성화재의 실적이 삼성생명의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화재의 실적이 삼성생명의 연결 순익에 포함되려면 삼성화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대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는 이달 12일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사업 운영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특별히 변하는 것은 없다"면서 "지금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사회 중심 운영 구조에 변화가 없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3보험 시장에서도 협력이 아닌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운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인 만큼 기존과 마찬가지로 삼성생명과도 제3보험 시장에서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며 "밸류업 계획 이행을 위해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것 외에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현재 상황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달 20일 예정된 삼성생명의 실적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이사회 중심 운영을 이어간다고 했으나, 아직 관련 계획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거론된 수준에서는 업계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나, 추후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삼성생명의 계획 발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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