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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상당수가 주가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상장사 8곳 중 7곳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공모주 투자=무조건 수익'이라는 오랜 투자 공식을 무색게 했다.
특히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21조원대 자금을 모으며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을 받은 LG씨엔에스(LG CNS)마저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자, 이달 증시 데뷔를 노리던 예비상장사들은 예정된 일정을 연기하는 등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 8곳(스팩·합병 제외) 중 LG씨엔에스를 포함한 7곳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마감했다.
마트박스(-25.3%)와 △데이원컴퍼니(-40.0%) △와이즈넛(-36.5%) △삼양엔씨켐(-0.2%) △아이지넷(-37.8%) △피아이이(-12.7%) △LG씨엔에스(-9.9%) 등이다.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아스테라시스(44.3%) 1곳만 상장 당일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10일 종가 기준으로는 8곳 중 4곳이 여전히 공모가를 하회 중이다. 미트박스(-42.2%)와 △데이원컴퍼니(-42.9%) △아이지넷(-34.7%) △LG씨엔에스(-10.0%) 등이다.
와이즈넛(0.0%)과 △삼양엔씨켐(23.1%) △피아이이(52.8%)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를 회복 또는 웃돌았지만, 전 거래일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구간에 있었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상반된 움직임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올 들어 이달 10일 기준 각각 5.1%와 9.2%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2023년 '파두 사태'로 촉발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특정 테마의 종목을 제외하고는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프=뉴스투데이]
[그래프=뉴스투데이]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잇달아 부진한 성적을 내자 예비 상장사들의 눈치싸움도 한창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텍과 심플랫폼,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이달 잡혀 있던 일반 공모 청약 일정을 다음달로 연기한다는 정정 공시를 냈다.
한텍은 당초 이달 11∼17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20∼21일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이달 24∼28일 수요예측 후 다음달 6∼7일 청약으로 방향키를 틀었다.
심플랫폼은 이달 11∼17일 수요예측 후 20∼21일 청약에서 이달 27일∼다음달 6일 수요예측 후 11∼12일 청약으로 일정을 미뤘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이달 11∼17일 수요예측 후 20∼21일 청약에서 이달 26일∼다음달 5일 수요예측 후 10∼11일 청약으로 정정했다.
이달 초 일찍이 공모 일정을 마친 예비 상장사들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동방메디컬과 아이에스티이, 오름테라퓨틱, 동국생명과학 4곳 중 오름테라퓨틱과 동국생명과학 2곳이 앞선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에 못 미치는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것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17~23일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4000~3만원) 하단 대비 16.6% 낮춘 2만원으로 확정했다.
동국생명과학은 20∼2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를 9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 공모가 범위(1만2600~1만4300원) 하단 미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씨엔에스 상장을 계기로 침체됐던 IPO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믿었던 LG씨엔에스마저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1분기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의 추가적인 일정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