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지 기자 입력 : 2025.01.19 07:00 ㅣ 수정 : 2025.01.19 07:00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에도 올리지 못한 기업 다수 LG CNS 성적표가 올 상반기 'IPO 척도' 가능성 커
1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낸 예비 상장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1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낸 예비 상장 기업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를 확정한 5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진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지난 13일 축산물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운영업체 미트박스글로벌을 시작으로 IPO를 추진한 기업은 △ 미용 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 △ 성인 온라인 교육 콘텐츠 업체 '데이원컴퍼니' △기업 간 거래(B2B)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와이즈넛'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전문업체 '삼양엔씨켐'이다.
이들 5개 기업중에서 아스테라시스와 삼양엔씨켐만 희망 공모가 상단에 확정했으며 나머지 기업은 하단 또는 하단을 밑돌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스테라시스는 희망 공모 범위(밴드) (4000~4600원) 최상단인 46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 1242.1대 1을 기록한 아스테라시스는 기관의 98.6%가 최상단을 제시했다.
또한 삼양엔씨켐은 희망 공모 범위(1만6000~1만8000원) 최상단인 1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회사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242.26대 1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IPO 첫 포문을 연 미트박스글로벌은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공모가 하단인 1만9000원을 확정했다. 그나마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459.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증거금을 약 1조900억원 모아 아쉬움을 달랬다.
나머지 2개 기업인 와이즈넛과 데이원컴퍼니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와이즈넛은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2만4000∼2만6000원) 하단 대비 29.1% 낮은 수준인 1만7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데이원컴퍼니는 희망 공모가 밴드가 2만2000∼2만6700원이었지만 무려 40% 넘게 하향 조정된 1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 510곳 중 487개 기관이 밴드 하단인 2만2000원 미만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증권업계 종합 / 그래픽 =뉴스투데이
해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유동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연초인 1월 IPO는 대부분 흥행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IPO 한파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분석이 더욱 엄격해지는 것 같다”며 “특히 지난 10월부터 상장한 기업 성적표가 대부분 좋지 않은데다 12·3 내란 등으로 국내 증시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AI나 바이오 등 일종의 테마주로 묶인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추세가 조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의 기업 ‘옥석가리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올 상반기 최대어'도 출격 준비 마쳐
'IPO 빙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분류되는 기업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LG CNS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 CNS의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참여 기관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 범위(5만3700~6만1900원) 상단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모액은 희망 가격 기준 1조406억~1조1994억원이며 예상되는 회사 시가총액은 5조2027억~5조99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 CNS는 이번 상장으로 최대 6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DX 기술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회사는 이달 17일 공모가를 확정해 공시한 뒤 오는 21~22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2월 5일이다.
LG CNS 이외에 기대되는 대어들은 △공작기계 국내 1위 기업 '디엔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택배업체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 △서울보증보험 △ESS(에너지저장장치) 토탈 솔루션 업체 '에이스엔지니어링' △ 2차전지용 공조 기기 제조 업체 '씨케이솔루션' 등이다.
이들 기업의 예상 공모 규모는 디엔솔루션즈가 1조원, 롯데글로벌로지스 3000억원, 서울보증보험 5000억원 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상장을 미룬 최대어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며 “특히 LG CNS 성적표가 향후 기업 밸류에이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