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증시, 불확실성 속 '상저하고' 전망…IPO는 맑음 예고
내년에도 악재 다수, 연초효과 어려울 전망
불확실성에 예측 편차, 종목 선정도 어려워
새해 증시 모멘텀 'IPO' 옥석가리기는 계속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 결산이 단 하루만을 남겨둔 가운데 2025년 을사년 새해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환경을 둘러싼 악재가 많은 만큼 내년을 전망하기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시장을 뒤흔들 만한 털어야할 악재·변수가 많다는 거다. 이는 단기간 내 해소보단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할 리스크인 만큼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즉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연쇄 탄핵 등 국내 정치 이슈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긴축정책 선호) 발언, 자국정책을 펴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3월 국내 최초 ATS(대체거래소) 출범, 고환율 부담, 공매도 재개 등 해소할 게 다수다.
게다가 연말 국내 증시는 계속되는 부진을 환기하지 못하고 지난 27일엔 코스피지수가 장중 2,400선마저 붕괴됐다. 이대로라면 산타 랠리는 커녕 연초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 내년 주식시장 '상저하고' 전망 우세…불확실성에 예측 편차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3~2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03% 소폭 오른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27일에는 1% 넘게 빠졌다. 올 말일을 결산 배당기준일로 정한 종목들 약세와 고환율 부담 탓이다.
특히 지난 27일은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환율은 금융위기(15년 9개월 만)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섰다. 고환율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기관이 29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코스피는 한때 2,4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일본·대만·호주 등 주요 아시아 국가 모두 연말 효과로 증시가 올랐지만, 우리 증시만 반대로 움직였다. 코스피 거래금액은 지난해 12월 일평균거래액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한 6조9000억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올 한해 시가총액도 250조 넘게 증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악재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내년을 코앞에 두고도 국내외 악재를 반영하듯 증시 전망은 큰 편차를 보였다.
우선 내년 우리 증시가 상반기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부진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할 여지는 있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코스피 예상 밴드도 하단 2,100선에서 상단 3,200선으로 그 격차가 1,100선에 달했다.
신영증권의 경우 내년은 예상치 못한 국면 전환이 있을지, 아니면 올해 흐름이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아직은 대형주와 가치주 우위 장세라고 봤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 판도가 변하지 않을지 지켜봤지만 아직 변화가 없다는 이유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대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격하게 퇴색됐다”며 “금리가 내려가면 중소형주·성장주에 유리한 장이 오는데, 보편관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중소형주와 성장주 우세국면이 올 것이라 섣불리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S증권은 내년 시장을 가장 크게 짓누르고 있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개별 종목 장세 흐름을 예상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 정량적으로 종목을 선정하기가 까다롭다고 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 방향성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베팅하기보다는 확실한 부분들에 기대어 시장을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2025년엔 전통 기업의 AI(인공지능) 활용 여부와 생산성의 극대화 여부가 AI 패러다임 연속성 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재정부양 기대감과 국내 규제 완화로 반등할 수 있는 소외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조선업 등 수혜주와 제약바이오주의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성장주 에 주목할 필요성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AI반도체·전력기기·원전·AI서비) 성장은 202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관심가져야할 종목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셀트리온·두산에너빌리티·하이브·LSELECTRIC·오리온·현대건설·코스맥스·셀바스A”라고 지목했다.
■ 새해 증시 모멘텀 'IPO'…옥석가리기 심화 이어질 것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투자심리 위축에 상장을 미뤘던 대어급들이 내년 초 다시 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수 반등이 우선이지만 대형 IPO 흥행 시 투자심리 등 시장 방향성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1월 첫 주에는 미트박스글로벌, 와이즈넛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축산물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달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 작업을 연기했다가 재도전한다.
와이즈넛은 생성AI(사람처럼 콘텐츠를 생산하는 AI) 기술을 토대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내년 1월 3일부터 9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일반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최대 관심주로 꼽히는 케이뱅크와 LG CNS, 서울보증보험이 내년 IPO 도전에 나선다.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 시가총액은 4조~5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2월과 올해 10월 두 차례 상장 추진했다가 모두 중도 철회했다.
LG CNS는 삼성SDS·SK와 함께 시스템통합(SI) 업계 '빅3'로 통한다. 희망 공모가액은 5만3700∼6만1900원이며 시가총액은 5조2027억∼5조9972억원이 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공기업 예금보험공사가 약 94% 지분을 가진 보험사로 시장 관심이 크다.
코스피시장을 노리는 케이뱅크·LG CNS·서울보증보험 외에 달바글로벌·롯데글로벌로지스·디엔솔루션즈까지 모두 6개사가 내년 신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동국생명과학 등 47개사가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그간 거품이 꼈던 IPO 시장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규 공모주 주가가 널뛰기하는 가운데 투자자도 상장사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시작해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주가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IPO 시장 내에서도 종목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면서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는데 향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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