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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한국경제의 경기순환, 어떻게 변해왔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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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2.12 00:30 ㅣ 수정 : 2025.02.12 00:30

[기사요약]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래 지금까지 총 12차례의 경기순환 경험
마지막 제12순환기는 아직 정점 확정되지 않은 상태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 형태 측면에서 확장국면 길고, 수축국면 짧은 비대칭적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기순환주기 - 이전보다 대체로 짧아지는 경향,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짧은 편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기순환의 강도 약해지는 경향, 한국경제가 축소균형에 빠져 있을 수도..

경기는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중심으로 바다의 파도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 이를 경기순환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경기순환은 경제라는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가계, 기업, 그리고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는 이러한 주기적인 환경변화 속에서 적합한 방법으로 헤엄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밀물과 썰물을 구분하지 못한 채 무작정 수영을 시도하면 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현재 경기국면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혜로운 대비와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과거 한국경제에서 나타난 경기순환의 양상과 주요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리즈에서는 1972년 3월부터 현재까지 한국경제에서 발생한 총 12차례의 경기순환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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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extias]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통계청에서 확정해 발표한 기준순환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2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총 11차례의 경기순환을 경험했다.

 

제1순환기는 1972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해 1974년 2월 정점에 도달한 뒤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서 1975년 6월에 종료되었다.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순환기는 2017년 9월 정점을 찍은 후 경기가 하강하면서 2020년 5월에 끝났다. 그런데 제12순환기는 2020년 5월 저점에서 시작되었으나, 정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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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ealth professional]

 


•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은 1970년대 이래 지금까지 총 12차례 발생

 

경기의 정점과 저점이 확정된 총 11차례의 경기순환에서 확장국면이 가장 길었던 순환기는 제11순환기로 무려 54개월에 달했다. 확장국면이 가장 짧았던 순환기는 제8순환기로 단 17개월에 불과했다.

 

한편, 수축국면이 가장 길었던 순환기는 제11순환기로 32개월을 기록했으며, 가장 짧았던 순환기는 제7순환기로 단 11개월에 불과했다.

 

저점에서 시작해 정점을 거쳐 다시 저점에 도달하는 순환주기는 평균적으로 약 53개월이 소요되었다. 가장 긴 순환주기는 제11순환기로 86개월이 걸렸으며, 가장 짧은 순환주기는 제7순환기로 35개월에 불과했다.

 

<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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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P는 경기 정점(Peak), T는 경기 저점(Trough)을 의미 [자료=통계청, “최근 경기순환기의 기준순환일 설정”]

 


• 우리나라 경기순환은 과거보다 정점이 낮고, 확장기도 미국보다 짧은 편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경기순환의 형태 측면에서 확장국면은 길고, 수축국면이 짧은 비대칭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발생한 11차례 경기순환 중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순환에서 확장국면이 수축국면보다 항상 길었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경기의 확장국면은 33개월 동안 지속되었고, 수축국면은 20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둘째,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주기는 이전보다 대체로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00년대 이전의 경기순환주기는 평균 52.8개월인데 비해 2000년대 이후의 경기순환주기는 평균 52.2개월로 다소 짧아졌다.

 

특히 이례적으로 경기순환주기가 가장 길었던 제11순환기를 제외하면, 2000년대의 경기순환주기는 평균 43.8개월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주기는 평균 53개월로,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짧은 편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순환주기는 각각 약 75개월과 55개월로 우리나라보다 긴 편이다.

 

셋째, 2000년대 이후 경기정점의 높이가 낮아지고, 경기의 진폭, 즉 경기순환의 강도도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기정점에서의 높이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로 비교해 보면, 2000년대 이전에는 평균 103.5였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평균 101.8로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표준편차는 2000년 이전에는 2.412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1.082로 축소되어 경기순환의 진폭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경기정점의 높이가 낮아진 가운데 진폭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한국경제가 일정 수준 축소균형의 늪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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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conomics online]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주기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짧아지고, 경기정점의 높이가 낮아지며, 진폭도 작아진 이유는 서비스산업의 비중 증가와 대외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변동성이 큰 IT 산업으로의 구조변화, 그리고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외여건의 변동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중 대외여건의 변동에 따른 충격을 유연하게 흡수하고 극복하면서 축소균형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경제의 기초체력, 즉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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