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점검 (上)] 중국발 AI 충격 ‘딥시크’, AI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2.10 00:30 ㅣ 수정 : 2025.02.10 00:30

[기사요약]
딥시크, 트럼프의 AI 5천억달러 투자 발표 하루 전에 공개
기존 AI 기술을 과감히 조합해 가성비 높은 AI 출시
AI 관련 GPU 독점하는 엔비디아, 하루 만에 주가 17% 폭락
그럼에도 AI GPU 시장,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할 전망
메모리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부정적 요소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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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AI 분야에 5천억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하루 앞서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는 불과 560만달러만 소요되었음에도 1억달러 이상 투입된 챗지피티-4(ChatGPT-4) 이상의 성능을 갖고 있다고 발표해 트럼프의 계획 공표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되었다. 현재 중국의 AI 관련 능력은 미국과 1위를 다툴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의 AI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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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타트업이 공개한 ‘딥시크’가 기존 AI 대비 17분의 1의 가성비로 더 강력한 성능을 갖고 있다고 발표되어 미-중 AI 패권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출처=scmp]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AI 분야에 5천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바로 하루 전 중국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공개되어 마치 트럼프의 계획 발표에 미리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되었다.

 

소요비용이 1억달러로 추정되는 ‘오픈AI’를 능가하는 성능의 ‘딥시크’는 불과 560만달러가 투입되었다는 발표 내용이 더 충격이었다.

 


• 딥시크, 트럼프의 AI 분야 5천억달러 투자 발표 하루 전 기존 AI 대비 약 17분의 1의 가성비로 충격

 

딥시크는 같은 이름의 중국 AI 스타트업으로서 원래는 헤지펀드였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AI 분야에 전업하게 되었다.

 

지난해 11월 학습 모델인 V3를 발표한 데 이어 강화 학습 바탕 동적 추론 모델 R1을 발표해 강화 학습 기법만으로 추론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학 및 코딩은 물론 영어 분야에서도 ‘오픈AI o1’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약 17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되어 기존 AI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주었다.

 

딥시크가 뛰어난 점은 기존 AI 모델이 단어 하나씩을 예측하고 다시 입력하는 방식인 데 반해 한 번에 세 개의 단어를 묶어서 예측하고 다시 입력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32비트 계산을 그대로 하지 않고 마치 반올림 하듯이 8비트로 계산해 연산속도를 대폭 향상시켰으며 무엇보다 기존 AI 모델이 전문가의 검증(5점 척도 평가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데 반해 다수의 솔루션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채택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딥시크가 채택한 기술은 획기적인 것은 아니고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임에도 관심받지 않은 것을 조합해 효율성과 가성비를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다른 AI 서비스들이 딥시크가 공개되자마자 재빨리 자신들의 서비스에 접목시킨 것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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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observer]

 


•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우회해 놀라운 성과 도출

 

또한, 이러한 ‘딥시크 충격’은 전임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극복하면서 도출한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 AI 반도체인 H100의 대중국 수출이 통제되자 엔비디아는 이보다 저사양인 H800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해 오고 있는데 딥시크는 H800을 포함해 아마도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 등을 바탕으로 H100 및 H20 등 첨단 GPU 5만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딥시크는 헤지펀드업을 폐업하고 AI 개발에 전념한 이후 이미 보유하고 있던 7나노급 A100 GPU도 모두 AI 모델 개발을 위한 학습에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서는 대중국 수출 통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제3국을 통한 AI GPU의 우회 수출 통로도 원천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현재 AI GPU 제조기술은 이미 확보된 심자외선 기술(DUV) 장비를 기반으로 7나노급까지는 갖춘 것으로 추정되는데 7나노 미만의 극미세공정을 내재화하려면 극자외선 기술(EUV) 장비가 필수적이므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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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반도체를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딥시크 충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출처=연합뉴스]

 


• 딥시크, GPU 및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AI 관련 GPU를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루 동안 17% 폭락하고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1조달러가 사라지는 충격이 발생했다.

 

이러한 ‘딥시크 충격’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AI의 상업적 개발과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과 무엇보다 고급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인프라와 자본이 불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딥시크가 글로벌 AI 전장에서 가성비 경쟁으로 승리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명백하며 엔비디아에 미칠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용이 저렴해지면 그보다 더 수요가 확대되는 것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 딥시크 발표 이후 최근 한 주간(1.22~1.28) AI 관련 주요 주가 추이 (단위: 1월 22일=100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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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맨 위 녹색은 나스닥 지수, 아래 파란색은 알파벳, 빨간색은 AMD, 밝은 파란색은 C3.ai, 짙은 파란색은 엔비디아 주가

[출처=파이낸셜 타임스]

 

또한, 딥시크가 모든 정보를 공개해 이미 퍼플렉시티 등 기존 AI 서비스 공급자들이 자신의 체계 내에서 딥시크를 적극적으로 채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보면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을 더 자극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GPU 수요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AI가 스마트 폰에도 장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1~2나노급 극초미세 반도체보다 7나노 정도의 반도체를 누가 대량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가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칩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요소와 긍정적인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데 학습영역에서의 메모리 수요는 감소할 것인 반면 추론영역에서의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에는 딥시크의 단점 및 한계 등에 대해 알아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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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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