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헌정사상 첫 대통령 체포…대한민국 경제 제자리 찾아야
[뉴스투데이=이정석 산업2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통한 내란 혐의로 공수처에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법원의 체포영장을 거부하고 관저에서 버티던 윤 대통령이 어렵게 체포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산재해 있다. 헌법재판소가 과연 파면 결정을 내릴지, 조기 대선은 언제 열릴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대혼란이 일단락된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경제는 아직 폭풍 한가운데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계엄 이후 소비와 건설 경기 등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며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2%p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계엄 직후 한은은 작년 연간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도 우려가 가득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지난 15일 북한 전문 사이트를 통해 "윤 대통령의 체포는 전례 없는 사건으로 한국 사회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었다"고 진단했다.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나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현재의 경제 상황은 훨씬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얼어붙고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기업 239곳의 경영진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올해 경영계획을 '긴축’이라고 답했다.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인력을 전면 재배치하는 등 사업조직 효율화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성과주의에 입각한 쇄신 인사를 통해 대내외에 경고 사이렌을 울렸다. SK그룹은 주력사업이 아닌 렌터카 등을 매각하는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도 대폭 늘었다. SK온, LG헬로비전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생산직 희망퇴직에 이어 1년간 두 번이나 극약 처방을 내렸다. KT도 전체 인력의 6분의 1에 달하는 2800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다 보니 채용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달한 반면,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실제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이나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이던 2021년 2월 47만3000명 감소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된다.
정치적 불안이 가져온 경제 심리 위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치적 리더십이 예측 가능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헌법 재판소가 최대한 신속하게 탄핵 심판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또 경제의 기초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재정을 긴급히 투입해야 된다. 여야정이 합의해 슈퍼민생추경을 추진하고,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정책적 신뢰를 구축해야 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 혜택도 제공해야 된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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