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필리핀 보홀에서의 다이빙 (1) 태풍, 그리고 마닐라보다 비싼 물가
[필리핀(보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아닐라오의 매크로 다이빙 얘기는 잠시 미루고, 화제를 바꿔서 지난주에 다녀온 ‘보홀’에서의 다이빙 얘기를 하고자 한다.
보홀은 필리핀의 세부 동쪽에 있는 작은 섬으로,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 지역 중의 한 곳이며, 보홀에서도 ‘발리카삭(Balicasag, 보홀의 남서쪽에 위치)’은 다이버들이 매우 좋아하는 곳이다.
‘발리카삭’은 깨끗하고 맑은 바다와 수중의 아름다운 산호, 그리고 각종 물고기들이 어우러져서 환상적인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인데, 특히 수중에 거북이가 하도 많아서 여기서는 거북이를 ‘개북이(동네에 돌아다니는 개만큼 많다는 의미에서)’라고 부른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보홀은 2017년에 4월과 7월 등 두 번 갔었고, 이번에 세 번째 방문이다. 2017년 당시에 처음에는 세부에서 배편으로 보홀에 갔었고, 두 번째는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이 생긴 것을 알고는 직항편으로 갔었다.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이 생기기 전에는 세부에서 배를 타고 2시간 정도를 가야 해서 접근하기가 편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직항이 생기기 이전에는 주로 다이버들이 많이 찾았는데, 직항이 생기고 난 후에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이번 보홀에 가는 비행기 안에는 다이버보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았다).
아무튼 이번 보홀 다이빙은 지난 여름부터 계획했었고,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 기대가 컸다. 그런데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에 보홀의 기상을 파악해보니 심상치가 않다.
여행 기간 내내 강풍 예보가 있는 것이다. 일주일 전에 파악할 때는 비 예보만 있었는데... 다이빙을 할 때 비는 별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강풍은 문제다. 배가 출항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에 다이빙 기상이 양호하기를 바라면서 비행기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잠을 청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태풍’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인천에서 22:00가 다 되어서 출발한 항공기는 보홀 공항에 01:00경에 착륙했다. 비행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항공기에서 내려서 입국수속하는 곳으로 향하는데 건물이 예전과는 달리 깨끗하다.
공항을 새로 지었다는 말만 들었는데 매우 쾌적한 건물이었다(2017년도에 갔을 때는 공항 건물이 예전의 낡았던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 같이 엄청 낡은 건물이었다). 입국심사에는 5분이 걸리지 않았고, 수하물 또한 빠른 시간내에 찾을 수 있었다.
수하물을 찾아서 밖으로 나가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필리핀에 도착하면 늘 그랬듯이 달러를 페소로 환전하는 것이었는데, 공항 건물 내에 환전소가 안보였다. 그래서 공항 밖에서 찾아보니 건물 한쪽에 환전소가 있었고 그곳에서 약간의 페소로 환전을 하였다.
새벽에 도착한 필자는 다소 멍한 상태에서 환전소를 찾아가서 환전을 했고, 마닐라와 같은 환율로 계산이 되었겠지하고는 별 생각없이 페소를 받아 들고 호텔로 왔다.
다음날 지인과 같이 숙소 부근에 있는 알로나 비치에 가서 저녁을 먹은 후에 그곳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그곳에 있는 환전소의 환율을 보니 새벽에 공항에서 바꾼 페소는 엄청나게 낮은 환율로 계산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세상에!!!
그러고 보니 공항에 있는 환전소에는 ‘각국 화폐별 기준 환율’이 게시되어 있지 않았고 영수증도 주지 않았다. 대략 계산해보니 약 10% 정도 손해를 본 것이다. 아무리 관광지라지만 공항 환전소가 오히려 식당이나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알로나 비치보다 환율을 낮게 하다니.
화가 났다기보다는 황당한 기분이었다. 알로나 비치의 환율은 마닐라에서의 환율과 비슷했다. 그나마 많은 액수를 환전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보홀에 가시는 분들은 환전할 때 절대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하지 말고 알로나 비치나 기타 다른 곳에서 환전하기를 추천합니다.
잠시 후에 밤에 마실 약간의 물과 간식을 사러 ‘7-eleven’에 갔는데 여기서도 물가가 마닐라보다 다소 비쌌다. 외딴 섬이니 그럴 수 있겠다라고 애써 이해하려고 했다.
한편, 새벽에 보홀에 도착한 필자는 그날 낮에 먼저 도착한 지인을 공항 밖에서 만나서 같이 호텔로 왔다. 이때 지인이 하는 얘기가 “여기 택시비가 많이 비싸네요. 마닐라보다 두 배는 비싼 것 같습니다”. 보홀이 외딴 섬이고 관광지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게다가 필리핀 택시 기사는 우리가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는 필리핀 북쪽에 태풍이 발생했다고 하면서 내일 다이빙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런 세상에 !!!
아무튼 호텔에 도착한 필자는 서둘러 카메라와 다이빙 장비를 정리하고는 잠을 청했다(다이빙 리조트에서는 08:45까지 필자를 태우러 오기로 했다).
3~4시간 잠을 자고는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에 시간에 맞춰 호텔 로비 앞으로 갔다. 다이빙 리조트 대표(한국인)는 벌써부터 와서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