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수사 잘 받고 있어”…‘금융사고’ 정무위 화두로
조병규 은행장 “수사‧조사 성실히…결과 보고 얘기”
이복현 금감원장 “금융권 내부통제 마비 반면교사 삼아야”
7년간 15대 국내은행 임직원 횡령액 1536억원
금융권 주요 인사 증인 채택, 추석 이후 본격 협의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전임 회장 관련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 공식석상에 나와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조사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은행장은 지난 10일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과 국내 은행장 간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조 은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 임직원들이 성실하게 수사를 받고 있으니 거기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 그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승태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사업자 등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줬고, 이 가운데 350억원을 부당하게 대출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대규모 대출이 이뤄진 경위와 당시 경영진의 직접 지시 여부 등을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 달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정기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조병규 행장은 부당대출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마주했다. 이 금감원장은 그동안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늑장보고 등을 문제 삼으며 현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이 원장은 같은 날 열린 금감원 내부 행사에서도 "최근 금융회사들의 대규모 횡령과 불완전판매 등 잇따른 금융사고는 청렴과 공정에 대한 임직원의 안이한 인식으로 인해 내부통제 기능이 마비된 데 기인하고 있음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뿐 아니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고질적인 금융사고는 정무위원회 주요 안건으로 또 다시 오를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유동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15대 국내은행 임직원 횡령액은 1536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임직원 횡령사고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735억원(13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경남은행 596억원(4건), 하나은행 65억원(24건), 기업은행 32억원(14건), 농협은행 31억원(19건) 순이다.
횡령액 환수액 실적 역시 저조했다.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은행권의 횡령액 환수액은 6.9%인 106억원에 불과했다. 1450억원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횡령금액이 가장 많이 발생한 우리은행의 환수율은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10억원(1.5%)에 불과하다.
정무위 위원들은 여야 한 목소리로 금융권에서 반복되는 금융사고에 대해 원인과 책임을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소속 위원들은 “구체적인 국정감사 계획은 앞으로 논의해봐야겠지만 올해 유독 크게 금융사고들이 터진 만큼 의원들의 관심도 높다”면서 “다각도로 금융권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초미의 관심사인 금융권 주요 인사 증인 채택은 추석 연휴 이후 본격 협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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