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나란히 ‘최대 실적’ 축포...하반기도 성장세 이어가나
카뱅 분기·반기 최대 순이익..케뱅은 작년 순익 넘어
대출 자산 확대에 이자 이익 두 자릿수 증가율 시현
인뱅 업계 성장 본궤도 안착 평가 속 우려의 시선도
하반기 대출 증대 제동·자산 건전성 악화 대응 과제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업계의 성장세가 가속하는 모습이다. 대출 자산 확대에 따른 이익 증대 효과가 뚜렷한 가운데 플랫폼 등 비(非)이자 부문도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인뱅들은 하반기 신규 대출 발굴과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1202억원으로 전년동기(820억원) 대비 46.6% 증가했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838억원)보다 25.9% 늘어난 2314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와 반기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이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지난해 상반기(250억원)과 비교해 241.6%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347억원으로 전년동기(147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특히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영업으로만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83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은행의 이자 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조1811억원으로 전년동기(9461억원) 대비 24.8% 증가했고,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26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7억원)과 비교해 26% 늘었다.
이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자산 증대에 기인한다. 시장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는 상황에 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은행으로 유입되는 이자 규모도 커졌다는 평가다. 올 6월 말 기준 여신 잔액은 카카오뱅크가 42조6000억원, 케이뱅크가 15조6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5.7%, 23.7%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 부문도 실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플랫폼수익이 전년동기(180억원) 대비 18.9% 증가한 214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수수료이익 등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이 올 상반기 기준 327억원으로 전년동기(155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인터넷은행 업계의 성장세 역시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도 올 1분기 14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 최근 인뱅들은 여·수신 상품 라인업 확대로 고객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만 인뱅들이 올 하반기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먼저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억제 정책이 단계를 높여갈 경우 인뱅 역시 대출 자산 증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2분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12조4000억원인데 전분기(11조8000억원) 대비 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말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4분기 말(9조1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분기 증가폭이 축소된 모습이다.
자산 건전성 관리 역시 실적 방어에 중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인뱅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 확대 의무로 자산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일수록 금리 상승기 상환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 2분기 말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5%, 33.3%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48%로 전분기(0.47%) 대비 0.01%포인트(p)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올 1분기 1849억원에서 2분기 2001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 2분기 말 연체율이 0.90%로 1분기 말(0.95%)보다 0.05%p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권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인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당국 가계대출 정책에 동참하고 있어 인뱅도 예외는 아니다. 가계 쪽 대출 성장이 어려워진 만큼 기업이나 개인사업자 쪽에서 신규 대출을 발굴하고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자산 건전성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의무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긴장감을 갖고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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