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상시매각 전환' 매각 전망 안갯속으로…금융지주 협상 나설까
롯데손보 최대주주 JKL파트너스,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안 해
'상시매각' 전환에 '손보사 적자' 신한‧하나금융 인수 가능성 제기
'건전성 악화'에 인수매력 저하…1분기 경과조치 전 당국 권고기준 미달
"JKL파트너스 협상력 떨어져…1조원 중반대로 내리면 원매자 나올 수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JKL파트너스가 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와의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두고 복수의 원매자들과 합의에 나섰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우리금융지주와 블랙록,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트 등 복수의 글로벌 사모펀드가 참여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1~2곳에 불과했다.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한 JKL파트너스는 상시입찰로 전환해 본입찰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외 원매자들과 접촉해 매각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우리금융이 예비입찰에 나서면서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로 방향을 틀면서 본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이 인수를 포기한 이유로는 높은 매각가가 지목된다. 우리금융은 1조원대의 액수를 원했으나 JKL파트너스는 2조원 이상의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가 상시입찰로 방향을 틀면서 손보업 강화가 필요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참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으나 KB금융과의 각축전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손보업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경우 성장을 지속하며 지주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EZ손보는 2022년 출범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생‧손보 계열사의 존재감이 모두 작은 상황이어서 보험업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0년 출범한 하나손해보험은 2021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적자를 보였다.
자산규모 기준 손보업계 7위인 롯데손보는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 가운데서는 가장 우량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신한 또는 하나금융이 인수한다면 단숨에 손보업계 내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또 은행과 증권사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도 있어 인수 효과를 거두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금융이 높은 인수가를 이유로 본입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인수가로 2조원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우리금융이 인수를 포기한 이유로 가격이 지목되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가 인수에 나선다고 해도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KL파트너스가 매각가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상시매각으로 전환한 것은 인수매력이 낮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도 매물로써의 매력 저하 요소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1분기말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84.0%로 전분기 213.2%에 비해 29.2%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이는 경과조치 후 기준이며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46.4%로 전분기 174.8%와 비교해 28.4%p 낮아졌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달한 것이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롯데손보 매각가로 JKL파트너스가 주장하는 2조원 이상은 과도하다"면서 "인수전 자체도 흥행하지 못했고, 상시매각으로 전환한 것은 원매자들이 2조원 이상을 지불할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협상력이 저하된 것"이라며 "건전성 저하까지 더해진 만큼 매각가를 1조원 중반대까지 낮추면 원매자가 다수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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