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 직장인 정신 건강 현주소 ⑥] 문제 해결의 움직임…'심리상담센터'로 직원들 마음 살피는 기업들
대표적 감정노동자 항공기 승무원, 아시아나항공 ‘OZ휴(休)포트’로 직원 정신 건강 증진
엔터 업계 극단적 선택 많아…하이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주시킨 사내 병원 운용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맞춤형 서비스 ‘마음 챙김 상담소 운영’ 있는듯 없는듯 지원
최근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한 가운데 특히 4차산업 종사자들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2‧3차 산업이 중심이던 과거 1980~1990년대까지는 정신 건강 장애를 앓고 있는 직장인을 사실상 찾기 어려웠다. 정신보다는 육체 중심의 노동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은 중증 이상 환자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사회가 변화하면서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 장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치료를 위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직장인 정신 건강 장애가 사회 문제로 인식 자체가 전환되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직장인 정신 건강 장애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기업 등의 사례를 총 15회에 걸쳐 보도하며 우리 사회와 직장에 작은 걸음이나마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직장인 정신 건강 문제 해결은 사회와 기업들의 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 즈음부터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하며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처음 문을 연 심리상담센터들은 대부분 콜센터 직원부터 항공기 승무원까지 감정노동자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최근에서야 다양한 직군에게서도 심리상담센터가 운영되기 시작됐다. 또 정책 자금으로 운영되는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있어 중소기업들도 직원들을 위해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의 심리상담센터는 비밀 보장이 수반돼야 하며 서비스 수준도 높아야 직원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었다. 호기롭게 상담서비스센터를 시작했지만 적절한 운영 방법을 찾지 못해 최근에는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또 스타트업 기업들의 경우 비용 등의 문제로 심리상담센터 설립보다는 외부 위탁에 의존하고 있다.
5일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초창기(10년 전) 기업들이 심리상담센터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기본 원칙인 프라이버시 보장 등이 안돼 낭패를 보는 사례들이 있었다”면서 “당시 누가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했다더라는 폭로전이 심했으며 인사 문제로 악용되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로되지 않으며 독립적 진료가 보장돼야 직원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이유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 성공 사례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심리상담센터에 대한 직원 만족도 등을 잘 파악할 수가 없어 운영의 어려움이 따른다.
◼︎ 업무와 가족 상담에서 직원 정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으로 확대 ‘아시아나항공 OZ 휴(休)포트’
대기업들 중 현재 오랫동안 운영되고 있는 심리상담서비스는 아시아나항공의 ‘OZ 휴(休)포트’다. 항공사 직원들의 경우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로 탑승자에 대한 접객서비스 제공부터 항공권 발권까지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가 대부분이다.
이를 고려해 아시아나항공은 OZ 휴(休)포트를 1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업무나 가족 문제를 상담하는 심리상담실 개념으로 운영됐다. 현재는 직장인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서 운영되고 있다.
아시아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항공사 직원 개개인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등은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해 심리상담센터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직원들 모르게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하는 게 핵심이라 OZ 휴(休)포트가 어떤 성과를 내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원들에게 OZ 휴(休)포트를 널리 알리고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있게 하는데 최대한 돕는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건강의학과 전문이 상주부터 직원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까지…상담센터의 다변화
지난 1월 하이브가 사내 병원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상주시키며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기업이 직원들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상주시킨 김준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오케스트라 지휘 과정을 공부한 음악인이다. 하이브는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로 구성원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만큼 보다 효과적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음악가가 대부분인 하이브라는 기업적 특성을 감안한 선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2018년 사내에 ‘바이오 마음챙김 상담소’를 개소했다. 전문 상담사들이 상주하며 맞춤형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의 상황을 세분화해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해 섬세한 마인드 케어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또 마음 건강 캠페인과 외부 상담소 연계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대 근무로 상담소 방문이 제한적인 직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제별 오픈채팅방을 운영중이며 상담소 초대메일을 통해 출입 문턱을 낮추고 연계 상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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