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중국 전기차 리오토 1분기 실적발표에 주가 16% 급락, 테슬라 등 전기차 출혈경쟁 현주소 시사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5.21 01:50 ㅣ 수정 : 2024.05.21 11:10
지난해 부진한 전기차시장에서 유일하게 20% 이상 마진을 기록했던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리오토, 올 1분기에는 월가 기대치 밑도는 순이익 발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베이징에 본부를 둔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리오토(중국명 리샹)이 1분기 기대이하의 실적을 내놓자 주가가 16% 이상 급락했다. 리오토의 실적악화는 테슬라 등 전기차 섹터가 얼마나 끔찍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리오토는 개장초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더니 장중 전장대비 16% 이상 급락해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리오토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총매출이 256억 위안(미화 36억 달러), 순이익은 5억9110만 위안(미화 819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차량 총 인도량은 8만400대로, 전년대비 52.9%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16억3000만 위안(2억2560만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총마진 역시 20% 이하로 떨어져 월가가 예상한 마진율 마지노선인 20%를 지켜내지 못했다.
리오토는 전기차 제조업체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지난해 마진 20% 수준을 기록했으나 올해들어서는 더 치열해진 가격인하 등 출혈경쟁으로 인해 마진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는 리오토의 실적발표 이전부터 마진폭에 주목했다. 경쟁사인 BYD의 1분기 총 마진이 21.9%였다는 점에서 20%를 지키느냐 여부가 실적발표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매출은 256억 위안으로 월가가 예상한 254억2000만 위안을 웃돌았다. 이는 전년 대비 35%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38% 가량 감소한 수준이어서 월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분석가들은 리오토의 첫 번째 완전 전기 모델인 메가(MEGA)가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급증한 연구 개발 비용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인도대수는 8만400대로, 당초 하향 조정된 목표치 7만6000~7만8000대의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 총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은 전기차 부문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면서 수익을 남기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리오토는 현재 전체 인력 가운데 18% 규모를 정리해고 중이다. 지난해 리오토 직원수는 약 3만160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65%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에 따르면 직원 가운데 5600명 규모의 인원을 감축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오토는 지난 3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65만~80만대에서 56만~64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판매량이 줄어드는 만큼 직원도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리오토의 판매량 부진과 대규모 감원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판매부진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가격 할인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선두 업체인 테슬라조차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테슬라는 지난달 글로벌 인력의 10% 가량을 해고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중국 인력 감축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당분간 전기차 부문의 해고열풍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도 지난 2월 직원 10%를 감축했고, 지난해 11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도 인력 10% 감축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