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5.02 02:38 ㅣ 수정 : 2024.05.02 02:38
글로벌 커피체인점 스타벅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감소하며 1분기 시장전망치 밑도는 실적 발표, 친이스라엘 기업이라는 잘못된 낙인이 중동분쟁 계기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매출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글로벌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17% 이상 하락하며 73달러까지 밀렸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는 전장보다 14% 하락한 75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개장초 전장보다 17% 이상 하락하며 주가는 73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1분기 매출 85억6000만달러, 주당순이익 68센트를 기록했다고 실적을 공개했다. 이는 실적발표전에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 91억3000만 달러의 매출과 79센트의 주당순이익을 크게 밑도는 분기 실적이다.
스타벅스의 부진한 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하락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대 커피시장인 미국에서 소비가 3% 줄었고 중국에서는 무려 1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약 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스타벅스가 연간 4~6%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추세라면 보합 내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연간 전망은 매출 증가율이 기존 7~10%에서 4~6%로 하향조정됐다. 스타벅스측은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즉각 매물폭탄으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스타벅스의 매출감소는 수년간 이어진 가격인상과 더불어 최근의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사정이 나빠진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싼 커피를 마시느니,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커피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분쟁도 스타벅스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미 CNBC방송은 “스타벅스 임원들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이스라엘 관련 오해에서 비롯된 불매 운동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아랍권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스타벅스는 중동에서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친이스라엘 기업이라는 낙인 때문에 번번이 매출감소에 시달렸다.
이같은 소문은 2000년대 반유대주의 블로그에서 하워드 슐츠 전 CEO가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라테와 마키아토는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에 기여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온 것이 원인이었는데, 이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고 편지도 조작된 것임이 밝혀졌음에도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아랍권에서는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는 오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북미를 강타한 한파 역시 스타벅스의 미국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CFO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로 매장 방문객이 감소했고, 중동 분쟁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매우 도전적인 환경에 놓였다”고 말해 스타벅스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고백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KFC 피자헛 등도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의 우방국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KFC 매장 108곳이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면서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