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CJ올리브영, 이선정의 ‘수지 맞는’ 상생 전략 주목...K뷰티 브랜드 발굴 박차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2.24 06:38 ㅣ 수정 : 2025.02.24 08:49

올리브영, '협력업체 동반성장' 전략 통해 '실적·ESG경영' 두 마리 토끼 잡아
이선정 대표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도전 돕는 게이트웨이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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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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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사진=CJ올리브영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명실상부한 국내 헬스앤뷰티 업계 1위 CJ올리브영(대표이사 이선정)이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인디 브랜드)와 동반 성장하며 ESG 경영을 고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CJ올리브영이 주도하는 K뷰티 파워는 '동반 성장'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동반 성장'은 ESG경영의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S)를 실현하는 전략이다. 24일 현재 기준으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 중 8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더욱이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00곳에 달한다. 

 

나아가 이 같은 인디브랜드와의 ‘동행’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영업을 시작한 올리브영의 매출은 17년 만인 2016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21년 연매출 2 조원, 2023년 3조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조 클럽’에 입성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처럼 ‘실적’과 ‘ESG 경영’ 모두에서 약진할 수 있는 힘은 이선정(48) 올리브영 대표이사의 '협력업체 동반성장론'에서 나온다. 

 

이선정 대표는 “CJ올리브영은 우리의 경영 활동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인식하고 K뷰티 브랜드들이 더욱 활발히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이자 게이트웨이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을 경영 전반에 더 깊이 내재화하고, 컴플라이언스 준수는 물론, 우리사회에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주변의 소중한 가치를 놓치지 않는, 모든 이해관계자분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CJ올리브영의 행보가 ESG 경영보다는 ‘수익성 창출’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중소기업 마케팅 활로를 넓히고 자금 확보 등을 지원하는 행보는 넓게 보면 ESG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이는 올리브영의 핵심에 해당하는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수익성 창출’의 일환일 수 있기에 진정한 ESG 경영에 해당하는지는 여러 측면을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ESG경영이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을 때 지속가능경영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선정 대표의 '동반 성장' 전략은 성공한 ESG경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 수익성도 함께 창출할 때, ESG경영의 본질적 딜레마를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또 수익성이 병행될 때, 동반 성장 파트너들도 장기적인 자생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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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의 이중 중요성 평가 결과 [사진=CJ올리브영  임팩트 리포트]

 

■ 창립 25주년을 맞아 ‘임팩트 리포트’ 발간...파트너 상생경영, ‘중요 주제’ 1위 선정 

 

올리브영은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 협력과 상생에 기반한 ESG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향후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에 반영할 ‘이중 중요성 평가’를 실시, 핵심 중요주제 및 보고주제를 포함해 15개를 도출했다. 

 

해당 평가에서 올리브영은 ‘신진 브랜드 발굴 및 파트너 상생경영’ 주제와 관련해 영향과 재무 중요성을 모두 높이 평가해 주목된다. 

 

올리브영은 신진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마케팅 및 프로모션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신진 브랜드 발굴이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고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봤다. 

 

다만 다양한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있기에, 자원 배분의 형평성 및 균형 있는 프로모션 참여 기회 제공 이슈 등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밖에도 올리브영이 제시한 핵심 주제로는 △컴플라이언스 준수와 윤리경영 △자원순환 문화 구축과 지속가능한 패키징 △제품 품질관리와 책임 있는 마케팅 △국내외 H&B 산업 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우수 인재 확보와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제공과 고객 경험 고도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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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영라이브 전용 스튜디오에서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사인 '바이오던스'가 '파트너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CJ올리브영]

 

■ 협력사와 '손에 잡히는(tangable)' 동반 성장’  실천...상생펀드 운영·파트너 라이브 지원

 

올리브영은 협력사가 적극적으로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동반 성장’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상생펀드 조성과 대급기한 단축 등 유동성 지원책도 이어오고 있다. 

 

올리브영은 협력사가 감면 금리를 적용받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이자를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운영 중이다. 해당 상생펀드는 협력사당 최대 10억 원까지 융통할 수 있는 구조다. 연 2%대의 금리 우대 시 최대 2400만원의 연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76개 중소 협력사가 상생펀드를 이용했으며, 639 억원 규모의 대출이 집행됐다. 

 

또 올리브영은 매입 대금 지급 시기를 60일 만기에서 30일 만기로 단축했다. 대상도 기존 직매입 사에서 브랜드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했다. 

 

‘파트너 라이브’를 통해 인디브랜드 콘텐츠의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력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제작하기 어려운 중소 협력사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제작부터 마케팅, 품질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협력사는 전문적인 촬영 환경이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상품과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용산구 소재 본사에 ‘올영라이브’ 전용 스튜디오도 오픈했다. 새롭게 오픈한 올영라이브 스튜디오는 뷰티&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공간으로 구성해 한층 높은 퀄리티의 라이브를 제작하고 있다. 

 

올영라이브는 신생 중소기업 브랜드나 신상품들의 인지도 확보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새롭게 출시된 상품을 빠르게 소개하는 론칭 라이브 ‘쇼케이스’나 추첨을 통해 매월 4개 브랜드의 신상품을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신상 티켓팅’ 등을 통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주문액을 1억 이상 달성한 방송 7개가 모두 신규 입점 브랜드 또는 신상품 론칭 라이브였다. 

 

올리브영은 신규 스튜디오를 통해 입점 브랜드사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작 지원과 마케팅 인프라를 제공하는 ‘파트너 라이브’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입점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갖고 향후 자체적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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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6~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 ‘KCON LA 2024’ 내 올리브영 부스. [사진=올리브영]

 

■ 중소브랜드의 K뷰티 성장 기회 지원...KCON 참여 지원 통해 글로벌 소비자 접점 확대

 

올리브영은 인디브랜드의 발굴‧육성에 앞장서 K뷰티 성장의 마중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KCON에 참여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K뷰티를 소개하고 있다. KCON은 오프라인 누적 관객 수가 183만 명인 세계 최대 규모의 K-POP 팬&아티스트 페스티벌이다. 올리브영은 중소브랜드와 함께 KCON에서 K뷰티의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가져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펼쳐나가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케이콘 LA 2024’에 참여해 사상 최대인 109평(약 360m2) 규모로 부스를 꾸렸다. 해당 전시를 통해 70여개 K뷰티 브랜드의 상품 약 210개가 해외 소비자들과 만났다.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주관의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마케팅사업과 온라인수출 공동물류사업에 참여해 중소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메가 인플루언서와의 라이브커머스 협업과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들이 효과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지난 2023년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마케팅 사업을 통해 총 168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으며, 총 304억 원 이상의 글로벌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이 밖에도 CJ올리브영은 글로벌몰을 통한 60달러 이상의 주문 건에 대해 무료배송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의 제품 접근성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회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고, 매출은 81% 증가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고객의 비중이 70% 이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국내 중소 K뷰티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는 ‘K뷰티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며 “최근 일본, 북미 등 전략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인만큼, 앞으로 K뷰티 수출 시장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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