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 테슬라 투자자들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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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주가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분석가들은 머스크가 전기차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경제적 불확실성보다 더 심각한 ‘오너 리스크’를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펄(Stifel)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겐가로는 최근 보고서에서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이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와 판매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테슬라의 2025년 매출 전망치를 5%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테슬라의 순호감도는 2024년 1월 9%에서 2025년 1월 3%로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는 유럽과 중국에서도 테슬라 판매량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독일에서 테슬라의 올 1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9.5% 급감했으며, 프랑스(-63%)와 영국(-12%)에서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에서도 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하면서 테슬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관세 인상 정책과 맞물려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인프라 확장을 지원했던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오너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과거부터 단순한 경영인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논란이 된 행동 등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NS에서는 머스크의 돌발적인 정치적 행위에 불만을 표시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고, 한 설문조사에서는 전기차 구매자의 60%가 “머스크의 정치적 행동이 테슬라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뒤 테슬라 경영보다 정치 개혁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미국의 관료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라며 정부 구조조정 추진 의지를 강조했지만,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정작 중요한 테슬라 경영에 소홀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6.34% 하락한 328.5달러로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동안 16% 이상 주가가 빠졌고, 지난해 12월 최고점(488.54달러) 대비 약 34%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모처럼 반등에 성공하면서 연속 하락세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간신히 1조 달러를 유지해 자칫 1조 달러 클럽에서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머스크의 개인 자산 역시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는데, 최고치였던 작년말 4320억 달러와 비교하면 350억 달러가량 줄어든 것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오픈AI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요소로 꼽힌다.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실제 머스크가 오픈AI 인수를 추진할 경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X) 인수 당시에도 테슬라 주식을 390억 달러어치 매도했으며, 그해 테슬라 주가는 연중 65% 폭락한 바 있다.
삭소뱅크의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인 야콥 팔켄크로네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소비자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