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이자부담에도 '조달러시'…K-ICS 비율 유지 '진땀'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2.08 07:25 ㅣ 수정 : 2025.02.08 07:25

보험업계 올해 1~2월에만 1조4000억 이상 조달
지난해 조달 8조6550억원…전년比 174.4% 증가
자본성증권 이율보다 운용이익률 낮아 손실 우려
"이자부담에도 K-ICS 관리 우선…조달러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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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에 이어 보험업계의 자본확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달 금통위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이달까지 1조4000억원 이상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확충을 지속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달 31일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올해 보험업계 첫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섰다.

 

메리츠화재도 자본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동양생명도 같은달 13일 이사회에서 최대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이 밖에 롯데손해보험 1500억원, DB손해보험 4000억원, DB생명보험 2000억원 등 후순위채를 모집한다.

 

ABL생명과 KDB생명도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ABL생명은 지난해 이사회에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승인했고, KDB생명은 최대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보험업계의 조달러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8조655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3조1540억원에 비해 174.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분기별로는 1분기 1300억원, 2분기 3700억원, 3분기 3조500억원, 4분기 5조1050억원으로 하반기에 물량 대부분이 발행됐다.

 

문제는 자본성증권 발행 확대에 따른 이자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표면이율은 4.2~10.655%다. 지난해 발행한 자본성증권으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반면 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연평균 3.4% 수준에 불과해 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자본확충 움직임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첫 금통위 이후 "모든 위원들이 경기 상황만 놓고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봤다"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건전성 저하로 이어진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는 지급여력비율(K-ICS)인데, 보험업법은 이를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K-ICS 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험업법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해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다.

 

아울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회계제도를 두고 당국의 가이드라인 등 제도 변경에 따라 건전성이 악화하는 점도 보험업계의 자본확충 움직임에 한몫 했다. 금융당국은 2024년 연말 결산부터 적용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연령별 손해율 등과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무수치를 산출해야 하는데, 이는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과 함께 회계제도 가이드라인 적용 등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급증했다"면서 "K-ICS 비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험사들이 앞다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험업계의 조달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이자부담이 증가하더라도 K-ICS 비율 관리가 우선인 만큼 자본확충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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