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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적자 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캐즘 극복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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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2.03 05:00 ㅣ 수정 : 2025.02.03 05:00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IRA 포함된 AMPC 축소될 위기에 놓여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적자 기록...SK온도 적자 가능성 커져
ESS·LFP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운영 효율화로 위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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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왼쪽)과 최주선 삼성SDI 사장 [사진=각사/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동반 적자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 삼성SDI는 2017년 1분기 이후 약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셈이다. 

 

전기자동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며 배터리 업계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가 축소될 위기에 놓이는 등 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쏟아진다.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 확대,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배터리 업계 '캐즘 늪'에 빠져 …3사 동반 적자 예상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냈다. 매출은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에는 AMPC 금액 3773억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AMPC 혜택이 사라지면 손실 규모는 602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고객사인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볼트EV(전기차)' 리콜 이슈가 불거지면서 충당금 6200억원을 설정해 3728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SDI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28.8% 감소한 3조 7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분기 적자는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이 업체 역시 AMPC 금액 249억원을 감안하면 적자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또다른 배터리 '빅3' 업체 SK온도 적자가 유력한 상태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또다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만약 SK온까지 영업손실을 내면 2021년 배터리 3사 체제가 이뤄진 후 첫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이처럼 일제히 고전하는 요인은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 감소 △고정비 부담 증가 △연말 일부 불용 재고 처리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 “1분기가 바닥”…투자 효율화·차세대 배터리로 극복

 

배터리 업계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 조짐이 보일 전망이다. 특히 이들 업계는 올해 1분기에 가장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배터리 성장 중심이 된 주요 국가들이 여러 가지 지정학적, 경제적 상황 변화를 맞아 변동성이 커지고 특히 당사가 주력으로 하는 북미는 정책 불확실성이 아직 꽤 높아 보인다”면서도 “전반적인 당사 계획이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등을 논의해보면 1분기를 저점으로 물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또한 1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점쳤다.

 

김 부사장은 “올해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겠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주요 고객사가 재고 조정을 우선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전사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일제히 올해 배터리 시장 성장률을 20%대로 예측했다. 지난해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10%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수요 반등이 기대된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중국 중심 성장에서 올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외부 전문 기관과 고객 수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용량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20% 중후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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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ESS 전력망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견조한 수요 및 성장세를 이어가는 ESS와 LFP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설비투자를 줄이고 공장 가동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능력(캐파·CAPA)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ESS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용 및 UPS용 수요가 늘어 미국 등 북미를 중심으로 약 14%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 중 지정학적 요인으로 한국산 ESS 배터리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산 ESS배터리에 대한 수입관세를 기존 10.9%에서 28.4%로 상향 조정해 현지 생산 거점 기반 배터리 공급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길게 보면 전기차나 ESS 시장 모두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성장을 해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전력망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ESS 북미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LFP배터리 현지 생산 계획을 내년에서 올해 상반기로 앞당긴다.

 

또한 북미 지역에서 인프라 투자비용이 급증하는 등 부담이 커져 생산시설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 

 

이에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ESS 캐파를 신규 증설하려던 기존 계획 대신 기존 설비의 유휴 캐파를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캐펙스·CAPEX)는 20∼30% 줄일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투자비 절감과 경제성 효율성 증대를 위해 신규 증설 대신 이미 구축된 사이트를 활용할 것"이라며 "미국 GM합작법인(JV) 3기 매입을 통한 현지 수요 대응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다른 사이트들도 과잉 투자를 방지하고 안정적 가동률을 확보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뉴스투데이>에 “ESS용 배터리는 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생산라인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지난해말 대비 20% 이상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LFP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른 생산 채비도 서두르고 있다. 

 

박종선 삼성SDI  부사장은 “LFP배터리는 현재 전기차, ESS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춰 고객 공급을 위한 상품화를 진행 중”이라며 “2027년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들과 협의 중이며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SDI 역시 시설 투자 계획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효율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로 사업 및 거점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고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GM과의 합작법인, 전고체, 리튬인산철, 46파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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