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어지럼증, 뇌와 혈관이 보내는 경고 신호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겨울철 어지럼증은 자칫 뇌졸중이나 심각한 혈관 문제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요망된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과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복합적인 문제이다. 즉 앉았다 일어설 때 발생하는 순간적인 어지러움에서부터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현훈까지 매우 다양하다.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겨울철 건강 관리에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증상 중 하나다. 이는 뇌졸중이나 심각한 혈관 문제를 전조하는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우리 몸의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겨울에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지게 된다.
어지럼증은 약 20~3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어지럼증 환자는 101만명에 이르렀다. 주요 증상으로는 현훈, 균형 장애, 실신 전 단계 증상, 그리고 불안이나 긴장으로 인한 어지럼증 등이 있다.
특히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환과 연관될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급성 어지럼증이 심한 자세 불안, 발음 장애, 복시와 함께 나타난다면 즉각적인 MRI 등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겨울철의 낮은 기온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더욱 높인다. 몸이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면서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고령층과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어지럼증이 갑작스럽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48시간 이상 호전되지 않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자세 불안이 동반된 경우에는 즉시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전정신경염이나 메니에르병으로 인해 말초 전정성 어지럼증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자율신경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서 신체 균형이 깨지는 것이 원인이다. 즉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염증으로 인해 전정신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되며, 보통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된다.
■ 겨울철 어지럼증 예방은 따뜻한 온도 유지부터 시작…혈액 순환 촉진하는 식품 섭취해야
어지럼증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선 겨울철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외출 시에는 따뜻한 옷을 입고 귀와 목을 보호해 체온을 유지하고, 실내에서도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균형 감각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에서도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균형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가령 앉은 자세에서 목을 천천히 좌우로 기울이고, 어깨를 위아래로 돌려 긴장을 완화하는 동작을 매일 반복하면 균형 감각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한 발로 서 있는 균형 잡기 운동은 전정기관의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식습관도 어지럼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염분 섭취를 줄이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1, B6, B12 등의 섭취는 말초신경의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B12는 특히 신경 보호와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결핍 시 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식품으로는 육류, 생선류, 달걀, 유제품, 통곡물, 견과류가 대표적이다.
근육과 신경의 긴장을 완화하고 말초신경의 기능 유지를 위한 영양소도 필요하다. 바나나, 아몬드, 호박씨, 시금치, 다크초코렛 등도 꾸준히 섭취해 보자. 뇌 세포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생선, 견과류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도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항산화제의 일종인 알파리포산은 말초신경의 손상을 예방하고 재생을 돕는 데 효과적인 성분이다. 식품으로는 브로콜리, 감자, 육류 등에 포함되어 있다. 혈액순환을 돕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므로 생강차, 녹차, 허브차 등을 음용하면 좋다. 반면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은 신경계를 자극해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절제해야 한다.
수면 부족은 어지럼증 뿐만 아니라 면역력 저하와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숙면 환경에도 신경써야 한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이나 TV 사용을 줄이며,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정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관리하며 심뇌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은 어지럼증으로 인해 낙상 위험도 높아지므로 신발 선택에 주의하고 보행 시 보조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작은 실천으로도 어지럼증을 예방할 수는 있지만, 만약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구토 등 심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