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모델로 나오는 아이폰 광고와 외국인이 모델로 나오는 갤럭시 광고의 승자는?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무리의 여자 아이돌들이 강렬한 동작의 칼군무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장면을 친구처럼 보이는 그러나 너무나 프로 같은 느낌의 남자가 촬영한다. 그것도 거창한 장비나 스탭도 없이 혼자 딸랑 아이폰 하나만 들고 말이다.
광고라기 보다는 뮤직 비디오에 더 가깝고 뮤직 비디오라기 보다는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는 메이킹 필름에 더 가깝다. 이 광고는 K-pop의 대세로 떠오른 뉴진스의 애플 광고다.
대한민국 아이돌의 파워는 대단하다. 준비 부족, 운영 미숙, 조직위의 무책임 등으로 불평불만과 조기 철수로 완전 망친 잼버리 대회를 단 한번의 K-Pop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바꾸고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할 만큼 말이다.
그러나 대세 아이돌이 모델로 출연한다고 해서 모든 광고가 다 빅히트를 치는 것은 아니다. 대세 아이돌이 모델로 출연하는 것은 빅히트 광고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모델 캐스팅 자체가 아닌 모델 활용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때문이다.
뉴진스가 출연한 아이폰 광고는 모델활용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우선 아이폰만으로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그리고 아이폰으로 뮤직 비디오를 찍는 장면을 아이폰(아마도)으로 찍어 광고로 만들었다.
음악방송에서도 같은 컨셉으로 율동과 노래를 부르며 멤버들이 아이폰을 꺼내 들고 촬영했다. 지나친 PPL이라고 논란이 되었지만 이 또한 철저히 계산된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러한 서로 연관되고 철저히 기획된 각각의 행위의 결과들이 모여 소비자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빅히트 캠페인이 되었다. 이것이 모든 개별활동들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진정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물론 전작 광고에서도 아이폰으로 영화도 찍고 애들 운동회도 찍고 이번 광고와 별반 다를바 없는 같은 맥락의 광고이긴 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전작 광고들은 영화와 같은 전문 동영상촬영도 애들 운동회 같은 일상의 동영상촬영도 아이폰으로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비중을 둔 반면 이번 광고는 이러한 가능성을 광고만이 아닌 뮤직 비디오와 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직접 그것도 가장 핫하고 매력적인 뉴진스의 노래와 춤을 통해 직접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갤럭시가 그런 영향력 있는 아이돌 그것도 가장 핫한 뉴진스를 경쟁 브랜드인 아이폰에 뺏긴 것은 땅을 치며 후회할 만하다. 물론 갤럭시도 BTS, 블랙핑크 등 뉴진스 이상의 최정상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썼거나 쓰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뉴진스를 활용한 것처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현재 갤럭시 광고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아이폰이 대한민국의 뉴진스를 활용해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동안 외국인 모델을 활용해서 주목 받지 못하는 그저 그런 광고를 하고 있다.
“한국인을 모델로 쓴 광고도 있다”, “글로벌 시장을 위해 외국인 모델을 썼다” 등의 변명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변명보다 더 필요한 것은 아이폰을 이길 수 있는 특히 MZ세대에게 외면 받는 현실을 반전시킬 카드가 필요하다.
그것은 모델 캐스팅만이 아니라 애플을 넘어서는 브랜드와 모델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치밀하게 계산된 캠페인 플랫폼이다.
갤럭시와 아이폰 간의 광고 전쟁에서 뉴진스 또한 승자가 되었다. 신곡의 홍보는 물론 K-pop을 대표하는 대세 아이돌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브랜드와 모델의 진정한 시너지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