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0.20~0.2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인뱅 연체율의 수치와 상승률 모두 압도적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토스뱅크 1.04% △케이뱅크 0.96% △카카오뱅크 0.43%로 집계됐다.
인뱅의 건전성 악화 중심에는 중저신용 대출이 있다. 인뱅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2금융권에 밀려나지 않도록 지원하는 의무에 따라 매년 신용대출 잔액의 일정 비중 이상을 중금리 대출로 취급해야 한다.
올 1분기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가 42.06%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5.1%로 각각 나타났다. 연말에는 이 비율을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시장금리 상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 대출 취급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점은 인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반기 중금리 대출 잔액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지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뱅들은 최근 들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피해갈 수 없는 현상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또 우량한 고신용 차주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건전성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고신용자인 시중은행의 연체율을 기준점으로 인뱅이나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판단하다 보니 (시장에서) 과한 우려로 보는 듯하다”며 “예전 연구 자료를 보면 글로벌 상업은행의 연체율은 평균적으로 2% 이상이다. 이 은행들이 수십년간 무탈하게 운영해온 부분만 봐도 0.1~0.3% 수준(국내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기준점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장의 연체율보다는 잠재부실 파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인뱅 3사는 당장의 순이익 감소를 감내하면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부실 방파제를 쌓고 있다.
부실채권에 대처할 수 있는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을 보면 올 1분기 토스뱅크는 269%로 은행권 최상위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234%로 집계됐고, 케이뱅크(미공시)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손실 흡수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인뱅 3사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건전한 중저신용 차주’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신용점수만 보는 줄 세우기식 대출 실행보다는,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상환력 측정으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대출로 기울어진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담보대출로 분산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담보대출 확대로 은행의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중저신용 대출도 지속가능하다는 인식이다.
한 인뱅의 관계자는 “최근 3사가 주담대나 전세대출 등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는 건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함”이라며 “인뱅의 설립 취지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포용금융인 만큼 정교한 CSS 모델을 만드는 건 공통의 미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