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후폭풍’ 인터넷은행···건전성 우려에 ‘진땀’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7.10 06:55 ㅣ 수정 : 2023.07.10 06:55

케이·카카오·토스뱅크 2분기 실적 발표 앞둬
중금리 대출 영향 건전성 지표 일제히 악화
하반기도 불확실성··“기준점 다르다” 지적도
선제 충당금 적립으로 손실흡수력 충분 평가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CSS 고도화도 병행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인터넷전문은행 자료사진]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의 건전성이 더 악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립 취지에 따라 중저신용(중금리) 대출을 늘려가고 있는데,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1금융권에 있는 시중은행 대비 연체율 등의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뱅들은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직접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으며 현재의 건전성 지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영업을 마친 케이·카카오·토스뱅크는 다음 달 초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순이익의 경우 대출 자산 성장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전분기에 이어 견조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은 인뱅 3사의 건전성 지표다. 올해 1분기 인뱅 3사 연체율은 △토스뱅크 1.32% △케이뱅크 0.82% △카카오뱅크 0.58%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각각 1.28%포인트(p), 0.34%p. 0.32%p 상승한 수치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0.20~0.2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인뱅 연체율의 수치와 상승률 모두 압도적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토스뱅크 1.04% △케이뱅크 0.96% △카카오뱅크 0.43%로 집계됐다. 

 

인뱅의 건전성 악화 중심에는 중저신용 대출이 있다. 인뱅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2금융권에 밀려나지 않도록 지원하는 의무에 따라 매년 신용대출 잔액의 일정 비중 이상을 중금리 대출로 취급해야 한다. 

 

올 1분기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가 42.06%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5.1%로 각각 나타났다. 연말에는 이 비율을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시장금리 상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 대출 취급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점은 인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반기 중금리 대출 잔액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지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뱅들은 최근 들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피해갈 수 없는 현상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또 우량한 고신용 차주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건전성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고신용자인 시중은행의 연체율을 기준점으로 인뱅이나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판단하다 보니 (시장에서) 과한 우려로 보는 듯하다”며 “예전 연구 자료를 보면 글로벌 상업은행의 연체율은 평균적으로 2% 이상이다. 이 은행들이 수십년간 무탈하게 운영해온 부분만 봐도 0.1~0.3% 수준(국내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기준점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장의 연체율보다는 잠재부실 파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인뱅 3사는 당장의 순이익 감소를 감내하면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부실 방파제를 쌓고 있다. 

 

부실채권에 대처할 수 있는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을 보면 올 1분기 토스뱅크는 269%로 은행권 최상위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234%로 집계됐고, 케이뱅크(미공시)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손실 흡수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인뱅 3사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건전한 중저신용 차주’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신용점수만 보는 줄 세우기식 대출 실행보다는,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상환력 측정으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대출로 기울어진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담보대출로 분산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담보대출 확대로 은행의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중저신용 대출도 지속가능하다는 인식이다. 

 

한 인뱅의 관계자는 “최근 3사가 주담대나 전세대출 등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는 건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함”이라며 “인뱅의 설립 취지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포용금융인 만큼 정교한 CSS 모델을 만드는 건 공통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