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조정 나선 증권사...'어닝 시즌' 실적 경고등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0.18 10:10 ㅣ 수정 : 2022.10.18 11:28

3분기 코스피 상장사 165개사... 영업이익 추정치 44조8577억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정치 하향...코스피 시총 상위 10종목도
증권사들, 주요 5곳...당기순이익 전망치 6948억원 38.41%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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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200조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3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내려가면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요인은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가 둔화한 점이 가장 큰 원으로 지목돼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사 165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4조85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보다는 16.4%, 1개월 전보다는 9.8% 낮아진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200조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실적 시즌의 스타트를 끊은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금리 인상·고환율 등의 좋지 않은 상황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31.9% 감소한 1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컨센서스(11조9000억원)를 약 8.7% 하회했다.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직후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역성장(3분기-9.5%, 4분기-7.1%)이 예상됐으나, 지난 14일 기준 영업이익 감소율은 대폭 확대(3분기-21.3%, 4분기-21.8%)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외에 LG에너지솔루션(33220)·SK하이닉스(00066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SDI(006400)·LG화학(051910)·현대차(005380)·네이버(035420)·기아(000270)·카카오(035720) 등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91조1024억원)가 크게 낮아졌다. 

 

이들 10개 기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만에 10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전 전망치(101조4280억원)와 비교하면 10.2%나 줄어든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6조2487억원에서 11조1777억원으로 31.2%나 추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도 각각 14.1%와 34.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해서 이뤄진다는 거다. 업종별로 보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크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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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42.7%)과 한국금융지주(-41.5%) 등 다수의 증권주, SK아이이테크놀로지(-96.8%)도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다음주부터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본격 발표 예정인 가운데 시장은 이미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사들 역시 실적 전망 흐림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21일)을 시작으로 다음주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신한투자증권(055550), 현대차증권(001500)이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됐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694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8091억원) 38.41%에 수준에 불과하다. 

 

증권사별로 한국금융지주가 1760억원(-76.62%)으로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NH투자증권 885억원(-58.77%), 삼성증권 1250억원(-53.40%), 미래에셋증권 1763억원(-48.12%), 키움증권 1290억원(-44.76%) 순이다. 

 

증권사들 대다수가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 여파로 상반기 실적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투자은행(IB) 부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K아이테크놀로지(361610)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85억원으로 82% 낮추지만 분리막 사업이 정상화하는 2023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3181억원, 25%로 반등할 것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증시가 맥을 못 추기 일쑤였으나,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편에 속했다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수익성 전망까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서둘러 실적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저평가 실적주를 찾는 움직임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는 코스피가 2,200선 부근에서 바닥을 다진 만큼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번 주부터는 실적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전망치가 견조한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증시 전반의 이익 둔화 속에서도 여전히 이익의 강건성이 지속되는 종목들은 존재하고, 앞으로 진행할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역성장으로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로 본격 진입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도 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자동차 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고, 한국항공우주(047810)·강원랜드(035250)·넥센타이어(002350)도 지난해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실적시즌이 끝난 이후부터 지난 14일까지 이익 관련 지표(3·4분기, 23년 이익전망치)가 개선되고 있어 자동차, 섬유·의복, 이차전지 업종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깊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실제 전체 18개 업종 중 11개가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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