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예금금리 '1%대' 진입 초읽기…실질금리는 ‘제로’ 수준
5대 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2.15~2.75%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예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1%대’ 진입이 임박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인데 지난달 물가상승률(2.1%)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거나 마이너스 수준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7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취급 평균금리인 2.77~3.00% 대비 0.3~0.7%p 가량 하락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2.15%로 가장 낮았고 전월(2.92%) 대비 하락폭도 0.77%p로 최대였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이 각 2.40%로 0.59%p 낮아졌다. 이들 은행의 예금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2.75%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기본금리는 2.70%,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2.75%로 조사됐다. 각각 전월 대비 0.30%p, 0.23%p 하락했다.
이처럼 은행들은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내린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0%에서 0.25%p 인하해 2.75%로 낮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방향을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맞지만 즉각 반영하기 보다는 1~2개월 정도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도 하고 은행 자체적으로 자금 운용폭이나 방향을 정하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금리 조정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예금금리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세 역시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은행 정기예금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는 사실상 없거나 마이너스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1개월 기준 금리는 1개월 기준 1.80%로 이미 1%대로 내려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 예금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41조4000억원 전월 보다 12조6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통장 잔액은 같은 기간 31조4000억원 늘어난 94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낮은 예금에 묶어두는 대신 마땅한 투자처를 찾아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율이 낮은 정기예금 등 저금리 수신상품 대신 비교적 금리가 높은 상호금융 상품이나 주식, 금 투자 등으로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금리와 달리 대출금리 하락세는 더딘 상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등으로 대출금리 하향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5대 은행이 지난 2월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금리를 4.30~4.63%로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예금금리만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평균 1.38%p로 전월 1.376%p 대비 미세하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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