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티몬 인수 나선 '오아시스'...IPO 재도전 묘수 될까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4.16 01:55 ㅣ 수정 : 2025.04.16 07:17

오아시스, 티몬 인수자 최종 선정...예상 인수 대금 181억
티몬 '오픈마켓 역량'·오아시스 '물류 노하우' 결합 시너지
"티몬 수익구조 정상화가 관건...IPO 신뢰도 악영향 우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자로 최종 확정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티몬의 브랜드 가치와 커머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외형 확장을 넘어 IPO를 재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만성적자 상태의 티몬 인수로 인해 오아시스의 재무 건전성이 되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정준영 회생법원장)는 지난 14일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했다. 

 

인수는 100% 신주인수 방식으로 인수대금은 116억원으로 책정됐다. 오아시스가 추가 운영자금을 투입해 변제할 예정인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채권 등 65억원을 합치면 실질 인수 대금은 181억원 수준이다.

 

법원은 “오아시스마켓은 직매입 판매로 물류 효율화를 최상으로 추구해왔던 만큼 오픈마켓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던 티몬에 물류 경쟁력을 입혀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며 “오아시스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변제계획에 따라 인수대금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고 추가로 운영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는 6월 관계인 집회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아시스가 IPO에 재도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티몬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오아시스는 2023년 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 예측 결과가 기대치를 밑돌아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오아시스마켓의 회원 수는 지난 3월 기준 200만명이다. 티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421만명 가량이었다. 양사의 이용자 수를 합산하면 약 621만명으로 이는 지난 3월 기준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집계한 11번가(875만)와 G마켓(687만)에 견주는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이번 인수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IPO 재추진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면, 오아시스로서는 유통 플랫폼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데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새벽배송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티몬의 커머스 인프라와 브랜드 자산은 시너지를 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의 현금 곳간이 넉넉한 점도 긍정적이다. 오아시스는 출범 이후 12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229억원으로 전년보다 72%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금성 자산 규모는 2021년 988억원에서 지난해 말 1490억원으로 늘어났다.

 

image
티몬 연도별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픽=뉴스투데이]

 

그러나 일각에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티몬을 인수하는 것은 오아시스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티몬은 2010년 창업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티메프 사건이 일어난 지난해 영업손실은 2494억원으로 매출 규모인 약 526억원의 4배 가량 많다. 

 

또한 티몬 플랫폼 자체의 신뢰가 하락한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한 번 잃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긴 어렵기 때문이다.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업체와 소비자는 각각 5만여 개, 2만 여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건으로 막대한 피해자들이 발생한 만큼 향후 판매자들과 카드사·간편결제사(PG사)들이 티몬 입점과 거래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또 신세계그룹처럼 큰 기업이 인수한 G마켓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아시스가 티몬의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번 인수의 성패는 오아시스의 경영능력과 통합 전략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오아시스가 인수 이후 손실을 구조조정하고 수익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만약 기존의 티몬 경영 문제를 그대로 안고 간다면 이는 오히려 IPO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 구조인 티몬을 품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티몬 인수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넘어 오픈마켓 시장까지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각오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정적 전망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사업은 백마디 말보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시장에서 걱정하는 부분들에 귀 기울여가면서 오아시스의 기존 정신대로 합리적이고 철저한 경영방식을 티몬에 주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티몬 브랜드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며, 기존 티몬의 강점 등 특색있는 서비스는 검토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단순 오픈마켓 등 과거 티몬의 전략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새로운 모델을 접목하고, 오아시스의 전국구 새벽배송에 티몬 상품들을 결합한 빠른 배송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