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업계 1위 올라설까…M&A로 자산규모 확대·영업구역 확보 노려
OK금융, 상상인저축 이어 페퍼저축 인수 추진설
OK·페퍼 양측 모두 "확인되는 것 없어" 말 아껴
상상인-OK 매각가 수백억원대 이견…매각 지연
OK저축, 둘 중 어느 곳 인수해도 업계 1위 올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매각가를 두고 이견이 있는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렸다. OK저축은행은 둘 중 어느 곳을 인수하더라도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돼 업계판도 변화에도 이목이 쏠린다.
2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이달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인수 실사를 시작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한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 인수 소식이 들린 만큼 업계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포기하고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상상인그룹은 유준원 대표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현재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OK금융과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 매각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은 2000억원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OK금융은 1000억원대를 주장하고 있어 간극이 큰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 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22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몸값을 올리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처분을 받으면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9일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했다. 페퍼·우리·솔브레인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실태평가 이후 자산건전성 등이 이미 개선돼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금융위는 상상인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하면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권고 이행 기간 중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될 경우 금융위 의결을 거쳐 권고를 종료하겠다고 설명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조치 이행 기간은 6개월이며, 이 기간 중에도 정상 영업이 이뤄져 소비자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자구 노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실적 제고와 건전성 제고 등을 통해 몸값을 지키려는 모양새지만,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 두 곳 모두 인수할지, 혹은 한 곳만 인수할지 여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OK금융이 두 곳 중 한 곳만 인수하더라도 저축은행 업계 1위가 뒤바뀌게 된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산규모는 14조8211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3조7843억원으로 1조368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같은 시기 각각 2조7577억원과 3조1943억원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이 둘 중 한 곳만 인수하더라도 업계 1위가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다만 OK금융과 페퍼저축은행은 모두 인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의 인수에 대해 "금시초문이며,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OK금융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실사를 진행한 것은 맞으나, 페퍼저축은행 실사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OK저축은행의 자산규모 확대는 물론 영업구역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기·인천을 영업구역으로 하는 상상인·페퍼 둘 중 한 곳이라도 인수하게 되면 영업구역을 기존 서울·충청·호남에 더해 수도권 전체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이나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로 오르게 된다"면서 "영업구역을 수도권 전만으로 확장할 수 있어 자산규모는 물론 수익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OK금융과 상상인 간 매각가 이견이 커 결렬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OK금융 입장에서는 당국의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보다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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