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독주 '가속화'...'똘똘한 한 채'로 띄우고 '토허제 해제'로 굳히고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독주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을 보이는 상황에도 서울은 상승폭을 키우며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특히 강남3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강북 및 타 지역과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거래가 활발해진 가운데 '똘똘한 한 채' 선호까지 맞물리며 강남3구 중심의 집값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월 첫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따르면 전국 매매값은 0.01%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은 0.11%에서 0.14%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방은 전주(-0.04) 대비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0.03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및 주요 선호단지에서는 매도 희망가격 상승하고 상승계약 체결되고 있으나, 일부 지역·단지에서는 매수 관망세 보이는 가운데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 강북의 격차는 여전했다. 강북 14개구가 0.02%의 상승을 기록하는 동안 강남 11개구는 0.24% 올랐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강남은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을 기록한 곳은 송파로 68%를 기록했으며 다음으로는 강남 0.52, 서초 0.49가 뒤를 이었다. 강남3구 세 곳이 서울의 상승을 이끈 셈이다. 이 외 지역들은 대부분 0.10% 이하의 상승을 보였다. 강남3구 외 0.10% 이상의 오름세를 보인 곳은 마포(0.11), 광진(0.11), 용산(0.10) 세 곳뿐이다.

강남의 독주에 국토부장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장관은 5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 신축매입임대 건설현장에서 "지방은 미분양이 계속 늘고 있고 수도권도 외곽 지역에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인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단초로 강남 3구를 비롯해 소위 선호 지역에 주택거래가 많이 늘고 가격도 상승세라는 것은 다들 아시는 팩트"라며 "어떤 원인인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계당국 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도 당장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뉴스투데이>에 "강남 집값이 오르는 건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것 만이 이유가 아니지 않나"라며 "예전에는 지방 사람들이 자기 지역에서 잘 사는 데에 만족했으나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돈 있는 외지인들이 서울로 올라와 비싼 한 채를 매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황을 꼬집었다.
관계자의 설명대로 실제 지난해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타 지역에 거주하며 서울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들은 약 21%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높다. 지방과 서울의 가격 차이는 심화되고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는 여전한 상황 속에 차라리 비싼 아파트를 매입하는 똘똘한 한 채 매매 전략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위축된 거래가 살아난 주요 원인은 작년 말 대비 상대적으로 완화된 대출규제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정치 및 정국 불안에 따른 세제 및 제도 개편 지연 등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R114 시세조사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서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을 중심으로 2021년~2022년 기록한 최고가를 뛰어넘은 기록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어 계절적 성수기인 3월에는 한강벨트와 주변 지역까지 온기가 퍼질 전망"이라며 강남을 포함한 서울의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