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스토리] 해외주식 1위 어디?…진격의 토스, 철옹성 쌓는 키움
2021년부터 점유율 1위 지킨 키움
지난해 10·11월 토스증권에 역전
서비스 고도화·마케팅 경쟁 '활활'
"경쟁 가속화될 것" 업계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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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해외주식 거래대금 점유율 1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2021년부터 '해외주식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키움증권은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수수료·환전비용 무료, 투자지원금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철옹성' 쌓기에 나섰고,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는 토스증권은 올해 역시 해외주식에 좌표를 찍고 '1위 쟁탈'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미국주식을 일·주·월 단위로 자동 매수할 수 있는 '주식 더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의 일환이다. 지난해 말에는 해외증시 마감 시황을 인공지능(AI)으로 정리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AI 시황 알림'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주식 더 모으기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수수료·환전비용 0원'이라는 혜택을 내세웠다. 최대 9만원의 현금쿠폰도 제시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미국주식 적립식 투자를 해왔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고객 모두에게 파격적인 혜택"이라며 "서비스 출시 전부터 8만명 이상의 고객이 사전 신청에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미국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 33달러(약 4만7000원)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하고 3개월간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프로모션을 한시적으로 진행 중이다. 타사에서 키움증권으로 해외주식을 입고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4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키움증권이 '서학개미'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주식 거래 점유율 1위'의 타이틀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해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해외주식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토스증권에 역전 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 10월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약 21조9000억원으로, 키움증권의 약 21조4000억원을 소폭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11월에는 약 3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키움증권의 약 28조6000억원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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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의 경우 2021년 12월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해 2022년 1월 거래대금 기준 2%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상반기 16%대까지 빠르게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약 20% 비중을 차지하는 키움증권과 겨우 3∼4%포인트 차이다.
편리한 사용자 화면과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선보인 실시간 방식의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주식 모으기 서비스 등이 투자자 유입에 주효했다는 게 토스증권 내부의 평가다.
올해 역시 진격을 예고하고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상품 라인업을 추가하고 웹트레이딩시스템(WTS) 등 기존의 서비스들을 고도화하며 고객의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릴 예정"이라며 "아울러 지난해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 'TSA'는 연내 브로커-딜러 라이선스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TSA가 연내 미국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확보한다면 토스증권은 기존 브로커 에이전시 수수료를 아껴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게 된다.
토스증권의 약진은 리테일 분야에 방점을 찍고 경쟁력을 확대해 온 키움증권에 위기요인일 수밖에 없다. 박혜신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토스증권은 키움증권의 강점인 장내파생영업도 진출할 예정"이라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미)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경쟁자가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여기기 시작한 대형 증권사들의 행보도 키움증권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액은 2023년 말 약 1042억달러(약 149조원)에서 2024년 말 약 1587억달러(약 228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해외주식 수탁 수수료가 집계되는 국내 증권사 28곳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2023년 6946억원에서 2024년 1조4431억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액은 1589억달러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서학개미'를 자사로 유인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수수료·환전비용 무료라는 출혈경쟁이 시작된 것만 봐도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거래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경쟁 우위를 점기 위한 각 사 간 서비스·마케팅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멀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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