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비트코인 예측 ③] 인플레 우려한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가상화폐 흔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 고삐 죌 조짐, 금리인하 상당기간 늦추거나 오히려 금리인상 가능성마저 제기
2025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과 가상화폐 산업의 향방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할 금융 및 규제 정책은 가상화폐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만달러를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약효’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제 완화, 가상화폐 ETF 승인 확대, 그리고 글로벌 가상화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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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한 관세전쟁으로 인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까지 조금씩 개선되고 있던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가 불안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재차 통화정책의 고삐를 죄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상당기간 금리인하를 늦추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자산운영사 코인셰어즈의 주간 자금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투자상품에서 지난 주 4억 1500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19주 연속 자금 유입행진이 진행되면서 총 294억 달러의 기관 자금이 들어왔는데, 그 추세가 역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점이 자금 유출에 불을 붙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연준 내에서는 금리정책의 고삐를 강하게 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정책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 등 무위험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는 반면,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주 비트코인 투자상품에서만 4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경우 투자상품에 유출된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신규 유입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경계모드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지속될 경우 가상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추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피터 시프는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위험자산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금과 달리 본질적 가치가 없으며, 유동성이 부족해질수록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RK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CEO는 "연준의 금리정책이 장기적으로 가상화폐 산업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금리가 일정 수준에서 고점에 도달하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시점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법정화폐의 가치 하락이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실제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지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보고 있다. 관세전쟁의 영향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4월 CPI와 PPI가 발표되는 시점까지는 가상화폐는 단기적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어 투자자들로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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