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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이사회 복귀 불발 등 '4중고'에 첨단 기술인재 긴급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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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2.19 05:00 ㅣ 수정 : 2025.02.19 07:34

삼성전자, '4중고' 맞서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 합류
이회장 보폭 좁혀져 반도체 경쟁력 회복 '빨간불'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 3명 보강해 기술 공백 메워
D램 사업 세계 1위 일궈낸 전영현 부회장·송재혁 CTO 포함
美인텔 선임 엔지니어 출신 이혁재 서울대 교수도 이사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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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과 관세 소멸 위기·중국 반도체 업계의 거센 추격·검찰의 '몽니'·표류하는 반도체 특별법...'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4중고'에 맞서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를 대거 합류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를 외치며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검찰이 이재용 회장을 대법원에 상고해 이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10년 가까이 이어가는 '몽니'를 부렸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른바 '반도체특별법'이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정 안건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18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된 정기 주총 안건은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이 가운데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사 선임건이다.  

 

기존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6명 총 9명이다.

 

사내이사는 △한종희 DX(디지털경험) 부문장(부회장)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 △이정배 고문(前(전)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다. 

 

사외이사는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前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신제윤 前 금융위원장 △조혜경 한성대학교 교수 등이다. 

 

이 가운데 이정배 고문과 의장을 맡고 있는 김한조 이사장, 김준성 CIO가 임기가 끝나 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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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8일 내달 예정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최일 및 상정 안건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사내이사를 1명 늘려 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6명 등 총 10명으로 이사회를 구성됐다. 신규 이사는 ‘반도체 전문가’ 보강에 방점을 뒀다 

 

우선 사내이사 내정자에는 전영현 DS(반도체)부문장 부회장과 송재혁 DS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깜짝 인사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낸드플래시 개발과 전략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고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에 따라 그는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 뿐만 아니라 메모리사업부장,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등 3개 보직을 맡아 반도체 연구개발(R&D)부터 사업화까지 모든 단계를 진두지휘하며 기술 경쟁력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송재혁 CTO는 메모리사업부 TD(기술개발)팀에 입사해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공정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모든 과정에서 활약했다.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그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을 글로벌 1위에 올린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규 사외이사에는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이혁재 교수는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선임 엔지니어를 역임했으며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근무 중이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반도체 PD △국가 미래성장동력 지능형반도체 추진단장 △차세대 반도체 혁신공유대학 사업단장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 센터장 등을 거친 자타공인 ‘반도체 전문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이사회 내 반도체 전문가는 지난해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신규 이사 선임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불발된 가운데 국내외 악재에 따른 반도체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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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성전자 테크 블로그]

 

삼성전자는 2023년 4분기를 시작으로 반도체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현실이 됐다.

 

2024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과 PC시장 침체로 D램 수요가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AI(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HBM(고(高)대역폭메모리)은 급성장했다. HBM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영역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HBM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연간 매출액 66조원과 연간 영업이익 23조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연간 매출액 111조1000억원과 연간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불황이 절정으로 치달은 2023년을 제외하고 DS부문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뒤졌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5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가 시장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HBM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시급한 과제다. 이는 삼성전자가 갈수록 중요도가 커지는 HBM 등 고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전영현 부회장의 '원포인트 인사'를 시작으로 연말 인사 등을 통해 반도체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보며 2025년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이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2심에서 원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받아 사실상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에 전면 복귀해 신규 사업 발굴과 초격차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형 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다시 연기됐다. 중요한 경영 결정권을 가진 총수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이번에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를 대거 포함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 회장 재판이 길어져 총수 이사회 복귀가 올해도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올해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사회가 반도체 전문가를 많이 등용해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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