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미국 등 북미에서 '전기차 배터리 캐즘' 해법 찾는다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2.17 05:00 ㅣ 수정 : 2025.02.17 05:00

지난해 북미 지역 전기차 인도량 183만6000대...2023년 대비 10.1% 늘어
올해 미국 전기차 성장세 '낙관'...지난해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
뉴스위크誌 '현대차·기아 아이오닉 9·EV9GT'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차' 선정
기존 NCM 삼원계 배터리 의존도 벗어나 LFP 배터리 등 사업다각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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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 SK온 대표이사 이석희 사장·유정준 부회장, 삼성SDI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전기자동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시름을 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개 업체가 미국 등 북미시장 공략을 통한 해법 마련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4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배터리 3사 체제가 출범 이후 첫 '동반 적자'로 업계 전반에 위기감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도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 등 북미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미국 내 현대자동차·기아, 포드,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러한 상승세를 활용해 실적 반등을 이끌 계획이다. 

 

■ 배터리 3사 동반 적자…,AMPC 제외하면 적자 규모 커져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각각 2255억원, 2567억원, 35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023년 4분기 3382억원에서 1년 사이 5000억원 가량 쪼그라들며 2021년 3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분기 적자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여기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3773억원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 금액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6028억원으로 커진다.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를 대상으로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투자 세액공제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 크게 3가지 혜택을 부여한다.

 

삼성SDI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4분기에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023년 4분기(영업이익 2953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693억원 적자) 이후 7년여 만이다. 

 

삼성SDI의 AMPC 수령 금액은 249억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이를 뺀 적자 규모가 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업체의 4분기 사업 부분별로 살펴보면 배터리는 매출 3조5645억원, 영업손실 2683억원이다.  매출은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2.9%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953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에 35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분사 이후 첫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흑자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업체의 AMPC 수혜금은 81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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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그래픽= 뉴스투데이]

 

■ 트럼프 등장에 따른 친환경 정책 변화 가능성에도 '북미 전기차' 성장세 기대감↑

 

배터리 업계가 이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를 만회할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북미 시장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가뜩이나 배터리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전기차 의무 규정 철폐 선언과 관세 정책 조정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미 전기차 판매량은 성장세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북미 지역 전기차 인도량은 183만6000대로 2023년 166만7000대 대비 10.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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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NE리서치/ 그래픽=뉴스투데이] 

 

이에 따라 지난달에도 현대차·기아, 포드,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5666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1월 실적을 달성했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 5 판매가 전년 대비 54%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기대감도 크다. 현대차·기아의 아이오닉 9·EV9GT등 신차는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5 가장 기대되는 신차'로 꼽혀 새로운 전기차에 대한 미국 내 반응도 우호적이다.  

 

실제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배터리 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813억원의 AMPC 수혜금을 받으며 3분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북미 시장 내 판매 물량 확대가 실질적 이익 증가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보여주듯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용 배터리 출하 본격화와 이에 연계한 AMPC 수취 금액 증가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북미 시장은 충전 인프라 등 관련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미 전기차 시장은 올해도 10~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학훈 교수는 이어 “IRA로 최대 7500달러(1088만원)에 이르는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자는 미국내 기류가 없지는 않지만 전기차로 가는 거대한 흐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배터리 업체가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품질 부분에서 우수하지만 니켈·코발트·망간(NCM)의 삼원계 배터리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서도 “올해부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하니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LFP 배터리 양산과 별개로 니켈·코발트·망간 등 값이 비싼 양극재 재료를 대체해 값싸고 저렴한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이와 함께 배터리 3사가 성장을 이어가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5일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30조원대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해 저리 대출·지분 투자 등 다양한 지원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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