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희비 교차된 K-라면...해외열풍에 '삼양' 날고, 내수부진에 '농심' 주춤
농심, 영업익 1631억...전년비 23.6% 감소
삼양식품, 영업익 3442억...농심 첫 추월
해외공장 설립·주력제품 출시 등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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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국내 라면 빅2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삼양식품이 세계적인 '불닭' 신드롬에 힘입어 지난해 부동의 1위 농심을 꺾었다. 농심은 내수 부진과 원재료비 상승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들의 경쟁은 해외 시장에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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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1억 원이다. 전년 대비 23.6% 감소한 수치다. 동기간 매출액은 3조 4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내수 시장 소비 둔화로 판촉비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고환율 여파로 원재료비까지 올라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73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442억 원으로 13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농심의 2배 수준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이 영업이익으로 농심을 앞선 것은 1998년 전자공시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유럽 내 '불닭' 브랜드의 인기가 지속되며 해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23년 68%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77%까지 증가했다. 이에 수출 전진기지인 밀양공장을 기반으로 해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현지 맞춤형 이벤트와 브랜드 캠페인도 주효했다. 현지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해외사업 확대에 밑거름이 됐다.
삼양식품은 "수익성 높은 해외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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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두 라면 업체는 해외 시장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각국에서 K-푸드 수요가 이어지며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해외사업의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농심은 내년 상반기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6년 하반기엔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 부산공장과 녹산공장을 합쳐 연간 1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비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2030년까지 미국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해 현지 라면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1.5%로, 일본의 도요스이산과 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엔 '신라면 툼바'를 호주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와 일본의 유통 업체 '세븐일레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각각 3월과 4월에 해당 채널 전 지점에 출시될 예정이다.
나아가 올해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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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오는 6월 밀양 2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해외 매출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엔 '불닭'에 이어 '맵(MEP)'을 주력 브랜드로 삼고 일본 국물라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서 열리는 '제59회 슈퍼마켓트레이드쇼'에 참가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라면 시장은 약 7조 원 규모로, 삼양은 '맵'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일본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삼양의 일본 법인 누적 매출액은 20억 4000만 엔(약 194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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