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2.15 07:00 ㅣ 수정 : 2025.02.15 22:58
넷마블·엔씨소프트 제치고 수익성 1위 창의적 개발과 전략적 제휴로 차별화 가속 비상장사 '유연함'으로 사회적책임도 강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긴장해'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대표 권혁빈·사진)가 ‘3N'으로 불리는 기존 게임 강자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는 수익성 측면에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업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이지만 기존 대형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게임업계의 신흥 강자로 도약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상장 게임업체는 상장 게임사와 달리 단기 실적 압박에서 자유로워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상장 업체가 이사회 및 주주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비상장 게임업체는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고 신속해 최근 게임 트렌드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비상장 게임업체는 수익 모델을 최적화해 마케팅을 효율화할 수 있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비상장 게임업체가 상장사에 비해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이 있지만 창의성, 장기적인 개발 전략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주춧돌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일게이트, 수익성에서 넷마블·엔씨소프트 앞질러
로드나인 [사진 =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2024년 경영 성적표가 2023년(매출 1조3813억원, 영업이익 4904억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영업이익만 보면 지난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실적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조6638억원, 영업이익이 2156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5781억원, 영업손실이 1092억원이다. 엔씨소프트 영업이익이 연간 기준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은 1998년 이후 26년 만이다.
이처럼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보다 작지만 수익성 면에서 앞선 셈이다.
스마일게이트가 '남는 장사'를 한 데에는 게임 개발과 운영 비용 관리 전략에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넷마블은 신작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엔씨소프트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중심의 게임 개발 방식을 통해 운영 비용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비해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IP(지식재산권)를 장기간 운영하며 개발 및 운영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등으로 세계 게임시장에서 매출을 꾸준하게 올리는 IP(지식재산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대형 게임사들이 적자나 수익 감소를 겪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IP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비상장사 한계 뛰어넘어 창의적 개발과 전략적 제휴로 차별화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사진 =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단기 실적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상장사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대형 게임사들이 수익을 빠르게 창출하기 위해 기존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창의적인 게임 개발과 실험적인 장르에 적극 도전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다. 이 게임은 기존 서브컬처 RPG(역할수행게임)와 달리 로그라이트와 덱 빌딩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게임 스타일을 채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서브컬처 RPG가 수집형 캐릭터를 육성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무작위 요소가 강한 로그라이트 방식과 전략적인 덱 빌딩 시스템을 접목해 매 플레이마다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도록 설계했다"며 "이는 스마일게이트만의 차별화된 개발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는 엔픽셀과 같은 중소 개발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적극 체결하는 등 신생 스튜디오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퍼블리싱 파트너십을 확대해 독창적인 게임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엔픽셀과의 협력을 들 수 있다. 엔픽셀은 언리얼 엔진5 기반 MMORPG ‘이클립스: 더 웨이크닝’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는 이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최신 첨단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창의적 도전을 기반으로 새로운 장르와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이미 검증된 장르로 단기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IP를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도 가속페달
(왼쪽부터) 남기륭 작가, 이화진 작가, 미첼 레스닉 퓨처랩 부이사장, 권혁빈 퓨처랩 이사장, 한석경 작가, 송길영 퓨처랩 이사가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서 열린 '교육의 배신, 미래는 지금 여기 있어요' 컨퍼런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창의적인 게임 개발외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부터 꾸준하게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이 업체는 창업주인 권혁빈 CVO(최고비전책임자)가 2012년에 설립한 희망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재단 이사장도 겸직하고 있는 권혁빈 CVO는 국내외 아동·청소년의 학습환경을 지원하고 창의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다수 상장 게임사들이 환경 보호, 친환경 데이터센터 도입, 사회 기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비해 스마일게이트는 퓨처랩을 중심으로 교육과 창의성 개발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일게이트가 정상급 국내 게임업체와 비교해 아직 '다윗'에 머물고 있지만 마케팅 차별화와 게임 경쟁력 강화, 교육 중심의 사회공헌 등을 통해 기존 '3N' 철옹성을 위협하는 업체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