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호실적 속 '싸늘한' 시장…삼성전자 주가 영향은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6.28 08:45 ㅣ 수정 : 2024.06.28 08:45

마이크론 '깜짝 실적' 속에 가이던스 못 미쳐 다소 실망
전일 시간외서 8% 가까이 급락, 삼성전자 주가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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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함께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열기가 소강상태 조짐을 보이고 세계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는 이번주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주요 이벤트 중 하나로, 삼성전자 주가도 탄력을 받아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승선을 그리지는 못했다. 시장은 마이크론이 최고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을 내놓았단 이유로 주가가 급락한 것은 AI 관련 주식의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비록 마이크론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를 강하게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결국 다음 달 나오는 삼성전자 잠정 실적은 시장이 실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37% 오른 8만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증시 마감 직후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실적은 68억1000만달러(한화 9조4965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7억5000만달러)보다 81% 증가했다.

 

마이크론은 또 4분기(6~8월) 매출이 76억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1.08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이 8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분기 호실적에도 다음 분기 전망치가 시장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면서 정작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7.98% 급락했다.

 

마이크론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았던 것이 이날 확인되면서 업계에선 삼성전자도 같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도 새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이미 전망치가 상당히 높게 잡혀 있어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8조~8조5000억원으로 예상한다. 근거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의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다만 반도체 업황의 개선 흐름과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말로만 듣던 메모리반도체 시황 회복을 숫자(실적)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부풀었던 상황이었지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만 증권가는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열어놨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산업 개선의 근거들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DRAM 업사이클은 수요 개선 대비 제한된 공급 증가 노력으로 2025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이클로 판단된다”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메모리 공급사는 실적 상향조정이 이어지고 증명되는 내년 중순까지 견조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엔비디아의 HBM 인증이 완료된다면 단숨에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이유다. 

 

실제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 주식 8조746억원어치를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 평균매수가(7만7171원) 대비 삼성전자 수익률은 5.74%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우리 증시는 글로벌 주요 국가 중 부진했으나 연간 기준 외국인이 여전히 순매수 흐름을 유지하는 점은 긍정적이다”며 “하반기는 이벤트의 결과를 예측하기보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변동성을 관리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통 메모리 반도체 영역인 DRAM·NAND의 침체기도 끝나 공급 심화가 나타나고 있어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보수적 생산과 출하 전략이라는 산업 긍정적 측면도 발견됐지만 단기 실적은 HBM 출하가 좌우한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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