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김동연의 심야 토론, 반대론을 설득하는 '3가지 방식' 눈길 끌어

임은빈 기자 입력 : 2024.05.31 06:49 ㅣ 수정 : 2024.05.31 06:49

김동연의 반대여론 설득방식=반대여론에 유연하게 대응+ 정책 소신은 밀어붙이기+오해나 비난은 단호하게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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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 논란 등에 대해 도민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9일 밤 주민 소통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은 오후 9시 30분부터 자정 넘어서까지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방송은 라이브에 참여한 시민들이 질문을 댓글로 남기면 김 지사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SNS 토론에서 김 지사는 정책적 소신을 추진하기 위해 반대여론을 설득하는 '자신만의 대화방식'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 '새명칭' 과 '분도' 반대여론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응..."새이름은 확정된 것 아냐", "분도가 아니라 발전이다"

 

우선 반대여론 중 수용할 부분은 유연하게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동연 지사는 우선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과 관련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유연하게 대응했다. 김 지사는 "명칭은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때 정해진다. 세종특별시도 '세종특별시 설치 특별법'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라며 "공모를 통해서 선정된 이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뮤지컬 배우 박해미씨가 라이브방송에 참여해 직접 김동연 지사에게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해미씨는 "구리시민으로서 (경기) 분도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다"면서 "(새 이름) 공모전이 경기북부 지역에 더 잘 맞고 또 미래지향적인 이름을 찾는 과정이라고 봐도 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심의할 때 이름이 정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최종 확정이 아니다"라며 "공모전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많은 분의 주의와 관심을 끌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저는 '분도'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경기도를 쪼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면서 "360만 명이 넘는 경기북부 도민과 경기북부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으로 창의적이고 보다 발전적인 (자치)도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느냐'는 참여자의 질문에 대해 전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지성 선수의 예를 들어 답변했다. 김 지사는 "박지성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 체격도 왜소하고 평발이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대선수가 됐는데, 그의 큰 잠재력을 당시에는 알아주지 않았던 것"이라며 "경제부총리까지 했던 제가 보기에 경기북부는 인적 자원과 잘 보존된 환경, 생태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경기북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서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투자 유치를 하고,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좋은 의료시설과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자산 가치를 올려주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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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 논란 등에 대해 도민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 정책적 소신에 대해서는 적극적 설득..."지금 상태로 쭉 간다면 경기북부는 영원히 낙후"

 

김 지사는 정책적 소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경기북부가 많이 낙후돼 있으니, 발전을 시킨 다음에 특별자치도를 추진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쭉 간다면 경기북부는 영원히 낙후된다. 불균형은 심해질 것이고,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엄청난 중복 규제가 풀리지 않아서 투자 유치가 되지 않는다.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에 규제를 푸는 조항을 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만약 경기북부 지역의 규제를 대폭으로 풀 수가 있다면, 그리고 인프라가 한꺼번에 갖춰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한 것"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댓글 창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이 올라오자, "도민 5000명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설문조사를 했다"면서 "찬성이 55%였고, 반대가 21%였다. 찬성이 반대보다 2배 이상 높았고, 특히 북부는 찬성 65% 반대 16%, 남부는 찬성 51%, 반대 23%로 나왔다"고 전했다. "주민투표를 하라"는 의견에는 "제가 정부에 주민대표 요청을 했는데 아직도 정부에서 아무런 답이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설문조사 등을 보면 일부 반대하시는 분도 있지만 분명히 찬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주민들이 원하시는 대로 하는 것이 경기도지사로서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 오해나 정치적 공격은 단호하게 반박..."북한이나 특정 종교와 무슨 상관? 견강부회"

 

김 지사는 명백한 오해나 정치적 공격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박했다. 

 

일부 참여자의 부적절한 댓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참여자가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명칭을 두고 특정 종교나 북한과의 연관성을 제기하자 "이건 좀 심하신 말씀 같다. 너무나 왜곡된 생각이고 단편적인 생각인 것 같다"며 "이게 북한이나 특정 종교와 무슨 상관이 있나?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견강부회는 '이치에 맞지도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자기주장이나 조건에 맞도록 합리화하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김동연, 눈깔이 제대로 떠라"와 같은 악의적 댓글에도 "제 눈 똑바로 보십시오. 제대로 뜨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받아쳤고, "당신이 신이야, 규제를 다 풀고 기업 유치한다고, 뭔 개소리를 되게 성의껏 하시네"라는 댓글에는 "이분은 어떤 분인가요? 왜 이렇게 말을 험하게 하시나요?"라고 꼬집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자꾸 제 집 위치를 얘기하는데, (지금 논의 주제와) 꼭 맞는 말씀 같지는 않다"면서도 "강남에 25평인가? 집이 하나 있다. 제 아내 명의로 돼 있고, 저는 수원에서 관사 등을 거절하고, 사비로 전세를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런데 그걸 자꾸 집이 강남이라고 하는데, 그게 이 논점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 이해하면서도 좀 서운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저는 경기도에서 30년 이상 살았다"고 강조했다.

 

한 참여자가 "댓글 알바를 쓰나요?"라고 묻자 "누가 알바를 쓰나요? 그런 돈도 없고, 그런 데 돈 쓰면 불법"이라고 말했다. "거짓말 하지 말라"는 댓글에는 "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저를 그렇게 얘기하시면 저에 대한 개인적인 모욕이라고 느껴진다. 공직자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말"이라고 화를 삼켰다.

 

그러나 "지자체가 규제 해제 권한도 없으면서 분도를 왜 먼저 해, 장난해?"라는 댓글에는 김 지사도 다소 격앙된 어조로 "지금 제가 하는 게 장난처럼 보이나? 규제 해제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면서 "제가 권한이 있으면 굳이 이 복잡한 거 안 하고 제가 규제 해지하고 경기북부 발전시키겠다. 그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규제 먼저 풀라고, X신아"라는 댓글에도 김 지사는 단호하게 "경기도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런 말 쓰지 마라. 왜 장애인들을 폄훼하는 말을 쓰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공모전을 진행해 지난 1일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경기도민 청원 홈페이지에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반대 청원이 올라와 29일 오후 기준 4만 7000여 건의 동의를 얻었다.

 

경기도민 청원은 30일간 의견을 수렴해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누리집 답글 게재, 동영상 게시, 현장 방문 등의 방식으로 도지사가 답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이날 "내일모레(31일) 반대 청원에 대한 공식적인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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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파주 사회복지책마을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 부지사,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경기도]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는 한편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지사는 "북부특별자치도는 조금도 차질 없이,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큰일을 하는데 이런저런 일이 왜 없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이런 도전과제들이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기회, 긍정적으로 보면 특자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이제까지 준비한 것이 스테이지 원(1단계)이었다면 스테이지 투(2단계)로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좋은 성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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