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생성형 AI 전략 '큰 그림'…부작용은 넘어야할 산
'챗GPT' 특화된 투자 서비스 기술 접목, 증권사 늘어날 전망
MTS, KB·미래에셋·NH투자·신한투자증권 등 생성형 AI 탑재
부작용 우려, 소수기업 독점현상과 오랜시간·비용 소요현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생성형 AI 기술 분야를 화두에 올렸다. 다수의 증권사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투자 관련 서비스는 물론 사내 신입사원 교육, 금융상품 설명에 이르기까지 AI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저작권 침해와 신뢰성 부족으로 꼽히는 생성형 AI의 문제점을 극복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149억달러(약 19조8915억원)에 달했던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6년 1118억달러(약 149조2530억원)으로 7.5배 성장이 전망된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글이나 이미지,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해 낼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말한다.
이 중 챗GPT는 장대한 대화 스타일 및 문장 구조를 사전 학습한 뒤 인간과 유사한 대답을 생성하도록 특화됐다는 장점이 있어 다수의 증권사가 적극 활용하고 있다.
챗GPT는 종목별 투자의견 보고서에 활용돼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챗GPT는 투자의견 보고서뿐 아니라 대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도 적용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중 KB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이 MTS에 챗GPT 기술을 접목했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중 MTS를 통해 챗GPT 기반의 AI 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고, IBK투자증권은 현재 개편 중인 MTS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붐이 불고 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도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연구 역량에 대한 투자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우 KB증권 IT본부장은 "맞춤형 투자 정보와 전략적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금융투자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사용자 경험 혁신과 만족도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목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업계 중 하나다. 주식·파생상품·절세·기업가치 등 고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가 많아서다.
실제 증권사들의 챗GPT 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국내 금융권 최초로 챗GPT 기술 기반 AI챗봇인 'KB증권 GPT'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최초 챗GPT를 활용해 투자 스타일과 선호도, 시황·투자 정보 등 투자조언을 생성해 내는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는 ‘어닝콜 읽어주는 AI 서비스’와 '해외뉴스 번역 서비스'를 내놨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GPT뉴스레터'를 출시해 조회수 상위 종목의 핵심 뉴스를 간추려 제공하고, 자체 앱 나무증권 내 'AI국면'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종목 과열 여부를 제시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또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은 자사 MTS를 통해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랩(WRAP) 상품을 추천해 투자로 연결해주고 있고, 하나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콴텍과 프라이빗뱅커(PB) 플랫폼 구축 계약을 맺고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AI 기술을 적용한 가상인간 애널리스트를 선보였다. 현업에서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의 생김새와 목소리 등을 복제한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주간 시장전망과 투자 리포트를 전달한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투자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은 AI 부서를 신설하거나 인력도 늘리는 모양새다.
엄주성 신임 대표이사를 새 수장으로 맞은 키움증권은 전사 AI 전담 조직 ‘AIX’를 설치하는 등 증권업의 AI 전환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IT본부 내 '신기술팀'을 신설해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연구해 왔다. 미래에셋증권도 ‘AI솔루션본부'를 만드는 등 주요 증권사들이 AI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저작권 침해와 AI 신뢰성 문제 등 극복해야할 과제도 있다.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소수 기업의 독점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AI 서비스 개발 후에도 개인정보의 노출, 거짓 정보의 생성, 최신 자료 누락 등으로 금융 소비자 피해와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도 있다.
미 언론사 뉴욕타임즈는 최근 생성형 AI 기업인 오픈AI를 고소하기도 했다. 국내는 수사 의뢰한 사건 중 가짜 투자 앱 등을 통해 투자 중개를 한 경우도 다수 나온다. 금융당국은 사실 여부를 확인 후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당부한다.
현재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고도화된 AI 기능이 본격 도입된 상태는 아니지만 AI 속도가 가속화되는 속도를 고려하면 향후 증권사 내 AI 기술 도입·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연구원 측은 “2023년 챗GPT 공개 후 증권산업도 생성형 AI에 기반을 둔 혁신 서비스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생산성 증대라는 희망적 기대 이면에는 개발과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 요인에 대한 우려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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