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정착’ 이끌 인물은…DGB금융 차기 수장 이목 집중
DGB금융 회추위서 차기 회장 선임 작업 본격화
새 회장 취임,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과 맞물려
5대 시중은행과 경쟁...안정적 정착 지원 필요성
계열사 CEO 인선·주가부양·주주환원 등도 과제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DG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정착 지원이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영업 범위와 경쟁 상대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과 주가 부양 등도 과제로 지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9일 선정한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대상으로 인터뷰와 행동면접, 외부 전문가 인터뷰 등을 거친 뒤 2월 중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도출할 계획이다.
DGB금융은 롱리스트 명단을 대외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건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다. 업계에선 황 행장과 이 전 행장의 2파전을 점치고 있다.
롱리스트와 숏리스트를 거쳐 최종 후보로 지명된 인물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DG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다. 2018년 취임한 김태오 현 DGB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용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DGB금융 차기 회장은 취임 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현재 금융당국이 인가 조건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무리한 가운데, 대구은행은 올 1분기 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관심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이후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지 여부다.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가 ‘은행권 경쟁 촉진’인 만큼, 대구은행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기존 5대 시중은행과 맞붙을 체급 및 경쟁력이 요구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대구은행의 자본총계(자기자본)는 5조885억원이다. 국민은행(35조9569억원)과 신한은행(33조317억원), 하나은행(31조4978억원), 우리은행(26조2196억원), 농협은행(22조7058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대구은행이 전국구 은행으로서 공략해야 할 수도권도 5대 시중은행의 텃밭이다. 가계·기업에 대한 영업 범위가 넓어지는 기회인 건 맞지만,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제공 없이는 틈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단 ‘규모의 경제’에서 벌어진 체급 차이를 좁히는 게 과제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도 뭔가 와닿지 않으면 계속 거래하는 은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산업별·업종별로 (영업) 분야를 명확하게 명시해 주는 게 은행 개인적으로 성장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5대 시중은행으로 집중돼 있는 게 문제라고 하면 (분야를) 조금 분리해 상호 간 과당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정착 여부는 대구은행 뿐 아니라 DGB금융에게도 중요한 현안이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479억원으로 DGB금융 전체 순이익(4247억원)의 81.9%를 차지한다. 대구은행 영업·실적 향방에 따라 그룹 전체 순이익이 요동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대구은행을 이끌고 있는 황 행장이 DGB금융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언급되는 점도 시중은행 전환 관련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부터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해온 황 행장이 대구은행의 전국구 은행 정착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본점을 그대로 대구에 두되 전국에서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대구·경북 지역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소외받던 중신용자·개인사업자 등과 함께 성장하고, 핀테크 기업과도 협업하겠다는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대구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으로 낮아진 조달금리와 창립 이래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보다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며 “핀테크사와의 제휴 기반 디지털 영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GB금융 차기 회장은 취임 후 계열사 CEO 인선에 돌입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홍원식 하이투증권 대표의 연임 또는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DGB캐피탈·DGB유페이·DGB데이터시스템·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 등이 지난해 말 전원 재선임됐다. 여기에 주가 부양 및 주주 환원에 대해서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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