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2년 연속 한국ESG기준원(KCSG) 종합 A등급을 받은 미래에셋증권이 2024년 사업 전략 방향 중 하나로 ‘사회와 함께 성장’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ESG 경영 활동을 펼쳐온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이 새롭게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신(新)경영 체제에 돌입한 후에도 주주 및 사회 환원을 주요 전략으로 세웠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몇 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와 주주환원 측면에서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주주환원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사내 봉사단을 통해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등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 '지속가능 밸류체인'=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금융 분류하고 2025년까지 45조원 투자 추진
2일 ESG 평가기관 KCGS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ESG 평가에서 전년과 동일하게 종합 A등급을 받아 2년 연속 기록을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환경(E) A등급 △사회(S) A+(플러스)등급 △지배구조(G) B+등급을 받아 전 분야에서 2022년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
2006년 국내 증권업계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관련 성과 관리를 조기에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자사 12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인 ‘2023 통합보고서’를 발간해 ESG 경영 현황을 발표했다. 또 2021년부터 업계 최초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금융을 지속가능금융으로 구분해 집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25년까지 지속가능금융 45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사회적 이익을 함께 고려한 재무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속가능 밸류체인’으로 명명된 미래에셋증권의 지속가능금융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3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약 19조9300억원)이고, 미래에셋증권은 17%(약 3조9800억원)을 점유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환경 43%(10조3400억원) △사회 40%(9조4500억원) △지속가능성 17%(4조120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DJSI 월드 지수에 12년 연속 편입…“기후변화 대응 높이 평가받아”
미래에셋증권은 지속적인 ESG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DJSI World Index)’에 12년 연속 편입되기도 했다.
DJSI 월드 지수는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매년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ESG를 평가해 발표하는 경영평가 지표로,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500개 기업 중 상위 10%가 편입 대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포함된 DJSI 월드 지수 금융서비스 부문에는 총 17개 글로벌 기업이 편입됐다.
S&P 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의 기후변화 대응 실천과 계획을 높이 평가해 해당 지수에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개선을 위해 지난해 국내 금융기업 중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 RE100 달성을 위한 로드맵 이행을 게시했다.
또 태양광 VPPA(가상전력 구매계약)를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그룹 핵심 가치에 따라 책임과 투명, 윤리경영을 성실히 이행해왔다”며 “앞으로도 투자전문회사로서 고객과 이해관계자에게 높은 신뢰를 주고 지속가능성장을 영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미섭·허선호 신년사= ESG경영 업그레이드 제시..."회사 이익을 고객 이익에 우선시한 것은 없었는지 자성해야"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회사 전략 방향의 일환으로 ‘사회와 함께 성장’과 ‘따뜻한 자본주의’를 제시했다. ESG경영 업그레이드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을 위해 존재하며,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이자 종착점은 고객”이라며 “그간 고객동맹과 고객가치를 최우선시한다고 이야기해왔는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고객 이익에 우선시한 것은 없었는지 냉정하게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회사 이익'보다는 '고객 이익'을 우선시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장기적인 발전, 즉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고객과 주주, 임직원들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함께 고려한 ‘주주환원 성향 30% 이상’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 최근 3년간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사주 1000만주 취득을 발표해 11월 말 기준 약 70% 이상의 매입을 완료했으며, 매입된 주식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부터 3년간 적용될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 중이다.
두 대표는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통해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하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다는데 일조하자”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발달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립을 지원하고 임직원 기부문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미래에셋증권 런치콘서트’를 개최한 것이 눈길을 끈다.
2019년부터 시행돼 3회째를 맞은 런치 콘서트는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이 음악을 통해 임직원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하는 행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통해 모인 기부금을 발달장애인 앙상블의 연주활동 지원과 저소득층 발달장애인 생계지원을 위해 상사용할 계획이다.
■ 거버넌스=박현주 그룹 회장, 미래에셋컨설팅 주식 기부…‘전문 경영인’ 체제 의지 표명
한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을 기부한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미래에셋희망재단과 기부약정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박 회장은 향후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을 25%까지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하게 된다.
미래에셋희망재단은 박 회장이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1998년 설립 이래 국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업 및 자기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 공헌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기부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진행될 계획이다. 주식 기부 약속은 2세 경영이 아닌 전문 경영인 체제를 약속한 박 회장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에 참여하겠으나, 회사 경영 자체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도 향후 가족간 협의를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향후 미래에셋희망재단에서 기부받은 주식이 한국경제의 근간인 과학기술 발전과 청년인재육성에 쓰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