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방어 총력전' 지방금융 CEO, 올해도 실적발표 앞두고 자사주 매입
김기홍·김태오·빈대인, 3~4월 연이어 자사주 매입 나서
올해 1분기 실적 부진 전망, 주가 방어 필요성 확대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주요 지방금융사 CEO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앞다투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24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김기홍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자사주 2만주를 취득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9년 회장 취임 이후 5번째로 지금까지 총 12만500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DGB금융그룹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1만 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김태오 회장 취임 이후 일곱 번째로, 총 5만 주의 DGB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김기홍 회장과 김태오 회장은 지난해 4월에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선 바 있다.
올해는 BNK금융지주 빈대인 신임 회장도 지난달 17일 취임 직후 3만1885주의 주식을 매입하며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자사주 보유 규모가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앞지르게 됐다.
김기홍 회장은 이번 추가 매입으로 국내 7대 금융지주 회장 중 발행주식총수 대비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5만 주)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3만1885주)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방금융 회장의 주식 보유 수량만 놓고 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2만1000주)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1만3917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만132주) 등 4대 금융지주 CEO보다 많다.
다만 보유 주식가치 차이는 크다. 4대 금융지주에 지방금융 주가가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으로 KB금융지주가 주당 5만100원, 하나금융지주는 4만2150원, 신한지주는 3만5850원, 우리금융지주가 1만1750원이었다. 반면 JB금융은 주당 8820원, DGB금융은 6990원, BNK금융은 6800원 등으로 4대 금융과 큰 주식가치 차이를 보였다.
지방금융사는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배경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주가 부양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JB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내실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 라고 말했다.
DGB금융 관계자 또한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가면서 미래 기업가치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영진들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지방금융지주사들의 성적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사측의 주가 부양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방금융 3개 지주사 모두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성 악화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 3사의 올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6055억원)에 비해 9.8%(595억원) 감소한 수치이다.
이에 주가 전망도 흐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국내 은행들의 올해 1분기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지방금융 3사 목표 주가를 낮췄다. BNK금융은 9600원에서 8100원으로, DGB금융은 1만400원에서 9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JB금융도 투자 의견이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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