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지방금융 2위 탈환 또 실패…증권 부진 발목
지방금융 3사 이자수익 확대에 역대 최대 실적 기록
BNK 1위 자리 굳혀, JB 지난해 4분기 이어 2위 수성
DGB, 최대 실적 불구 46억원 차이로 순위바꿈 실패
캐피탈 선전 불구 ‘증시 침체’ 하이투자증권 부진 영향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BNK·DGB·JB금융 등 지방금융그룹 3사가 올 1분기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DGB금융도 이자수익 확대 등으로 실적 경신에 성공했지만 증권사 부진을 막지 못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위 탈환에는 실패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JB·DGB 3대 지방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9% 증가한 605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기준 BNK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증가한 2763억원을 기록하며 3사 중 1위 자리를 지켰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기 45.1%, 34.7% 증가한 2154억원, 128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캐피탈·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도 28.3% 증가한 934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도 26.0% 증가한 16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경신에 성공했다. 주력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26.3%, 22.4% 증가한 544억원, 635억의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JB우리캐피탈은 같은 기간 30.4% 증가한 5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JB자산운용도 76.7% 증가한 2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 DGB금융, 단 46억원 차이로 2위 탈환 실패
DGB금융도 순익이 31.3% 증가한 1622억원을 거두며 분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당기순익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지방금융사 중 마지막 자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BNK금융이 1위 자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DGB금융과 JB금융은 지난해부터 치열한 2위 자리다툼을 벌여왔다.
지난해 1분기 JB금융이 DGB금융을 추월하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3분기까지 다시 DGB금융이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3분기 두 금융사의 순익 차이는 51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4분기 단 35억원 차이로 다시 JB금융이 DGB금융을 앞질렀다. DGB금융은 이번에도 46억원 차이를 넘지 못하고 순위 바꿈에 성공하지 못했다.
순익 증가율만 따지고 보면 DGB금융은 JB금융을 앞설 만큼 호실적을 보였다.
특히 금리상승으로 은행과 캐피탈 수익이 크게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DGB금융지주의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도 1.94%에서 올해 1분기 2.06%로 상승했다.
덕분에 DGB대구은행 순익은 29.7% 증가한 118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DGB캐피탈은 25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2%나 증가한 수치다.
DGB생명도 지난해 1분기 23억원에 그쳤던 순이익이 137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만 495%에 달한다.
주력인 은행과 비은행 계열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순위탈환에 성공하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던 하이투자증권의 부진이 한몫했다.
■ 하이투자증권 결국 부진, 격차 줄이기 한계
올해 1분기 비은행 계열사 중 하이투자증권만이 순익 규모가 줄었다. 하이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1분기 순이익은 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한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부진은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주식시장 침체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입이 감소했고, 채권금리 상승과 주가지수 하락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위탁매매 수익은 14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0.1% 줄었고 상품운용 수익도 52억원으로 66.5% 감소했다.
그나마 IB(기업금융)·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서 51.3% 증가한 820억원의 수익을 냈다.
DGB금융 관계자는 “캐피탈 등 운영 실적이 선방을 많이 했지만 증권 부문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아쉬웠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다만 증권 부문의 어려움은 이미 예상했던 것. 그럼에도 내부 예상치보다는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이 IB·PF 선전으로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지만 다른 지방금융사들이 증시 리스크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전체 실적 격차 줄이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BNK금융의 경우 자회사 BNK투자증권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57% 증가한 345억원으로 선방했고 JB금융의 경우 증권사가 없어 증시 리스크를 피할 수 있었다.
DGB금융의 2위 탈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건전성 악화 등 불안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제반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인상이 가속화된다면 대손비용 증가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은행, 증권사가 비교적 많은 부동산 PF를 보유,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DGB금융은 비은행 부문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증권이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비은행 부분 성장치가 그룹 성장률 31% 수준보다 높은 34%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에 집중해 왔다면 올해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동유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시장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가장 필요한 시기인 만큼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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