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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97)

방공유도탄여단장⑦ 포대장에게 압박감 주는 유도탄 사격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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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3.31 16:22 ㅣ 수정 : 2023.03.31 16:22

공사 4학년 생도들의 부대 방문도 기억에 남아...30년 어린 후배들과 반가운 만남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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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장비 준비 상태를 돌아보고 있는 필자 / 사진=최환종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어느덧 가을이 되었고, 매년 시행되는 유도탄 사격대회 시기가 다가왔다. 이 유도탄 사격대회는 단순한 대회라기보다는 해당 유도탄 포대의 전투력을 측정하고 그 부대의 수준을 보여주는 그런 자리이기에 유도탄 포대장이 갖는 압박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게다가 포대에서부터 사격장까지 상당히 긴 구간을 포대 전 작전 장비를 가지고 차량 행군으로 간다는 것은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1차 포대장 때부터 참가한 이 유도탄 사격대회는 참가할 때마다 늘 부담이 되었고, 대대장과 여단장이 되어서는 그런 압박감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그래도 사격장에 간다는 자체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발칸 포대장 임무를 수행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00 사격장에 간다는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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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 유도탄 사격 장면 / 사진=연합뉴스

 

00 사격장에 도착하여 사격대회 준비를 하고 있는 부대원들을 격려하면서 필자가 포대장 임무를 수행했던 시절의 부대원들이 떠올랐다. 사격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던 그때 부대원들의 얼굴들. 돌이켜보면 방포사 장교 중에 필자만큼 유도탄 실제 사격 경험이 많은 장교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필자가 전역할 때까지는 그랬다).

 

유도탄 사격 버튼을 직접 눌렀던 경험을 기준으로 하여 사격 발수는 1차 포대장 때 1발, 2차 포대장 때 2발이었고, 이중 1발은 사격 실패(비과중 폭발), 2발은 사격 성공이었다. 가끔 여단 참모와 부대원들에게 이런 경험(문제점 및 교훈)을 얘기해 주었지만, 직접 경험하지 못한 부대원들은 그저 여단장의 경험담으로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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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탄 사격 전, 포대원들을 격려하는 필자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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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탄 사격을 마친 포대원들을 격려하는 필자 / 사진=최환종

 

그 해에 있었던 사격대회는 무난히 종료되었다. 이 말은 방포사에 근무하는 부대원들이 흔히 말하는 ‘1년 농사’가 잘 끝나가고 있다는 말이었다.

 

한편, 그해 전반기에 공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의 부대 방문이 있었다. 이 방문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 4학년 생도들이 공군의 각급 부대를 방문하여 공군의 지휘체계와 무기체계를 현장에서 보고 익히는 시간으로서, 4학년 생도들은 비행단이나 방공유도탄 여단(예하 포대 포함) 등을 방문하여 짧은 시간이나마 장차 이들이 근무(또는 지휘)하게 될 부대를 경험하게 된다. 생도들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엄격한 사관학교를 벗어나서 다소 여유로운 마음으로 공군의 각급 부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필자 입장에서는 필자와 30여년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이 필자가 지휘하는 부대를 방문한다는 것이 반가운 것은 물론이고, 사관생도들을 만나 이야기도 하고 훈시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이 무척 즐거웠다 (방문 인원이 전체 4학년 생도는 아니고, 대개 중대별로 조를 편성하여 각 조별로 공군의 각급 부대를 견학하기에 각급 부대로 견학 오는 사관생도들은 소수였다).

 

또한 생도들의 인솔 장교(생도 훈육관)는 필자가 전투발전단에서 같이 근무하며 친하게 지냈던 후배 장교였는데, 생도들의 부대 견학에 앞서 서로 통화하면서 안부를 묻고 조만간 만나서 차 한잔 할 수 하기를 기대했다.

 

어느 날 오전, 4학년 생도들이 여단 본부에 도착했다. 현관에 나가서 생도들을 맞은 필자는 오랜만에 보는 생도들의 절도 있고 패기 있는 모습과 그들의 앳된 얼굴을 보면서 필자의 생도 시절이 생각났다. ‘나도 군생활을 오래 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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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단본부를 방문한 사관생도들과 함께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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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과 대화 중인 필자  / 사진=최환종

 

대회의실에 모인 생도들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자세이다. ‘필자도 생도 때는 저랬겠지’하고 생각하면서, 필자는 생도들에게 ‘편히 쉬게’라는 말과 함께 차한잔 하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 생도들은 경직된 분위기였다. 혹시나 해서 둘러보니 뒤쪽에 훈육관(전투발전단에서 필자와 같이 근무하며 친하게 지냈던 장교)이 보인다.

 

그 장교에게 “훈육관은 나가서 커피 한잔 하게. 훈육관이 있으니까 생도들이 긴장하고 있지 않는가?” 라고 웃으며 얘기하자, 그 장교는 알았다는 듯이 씩 웃으며 대회의실 밖으로 나간다. 생도들도 작은 미소를 지으며 조금 전보다는 여유 있는 자세로 앉아서 차를 마시기 시작한다.

 

분위기가 다소 자연스러워지자 필자는 생도 생활은 어떠한가, 졸업 이후의 계획은 세웠는가 하는 등의 일반적인 얘기부터 꺼냈다. 그리고 잠시 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필자는 생도들에게 필자가 평소에 말해주고 싶었던(장교 임관 후에 군 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얘기를 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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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무총장,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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