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44)]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놀라움은 오히려 든든한 신뢰를...(상)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03.25 15:08 ㅣ 수정 : 2022.03.25 15:08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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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수방사 근무 시절 모습(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괄목상대(刮目相對)란 사자성어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對)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하고 발전한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삼국지연의에 보면 촉·위·오나라 삼국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당시 오나라 손권의 부하 중에 병졸에서 전쟁의 공으로 장군까지 된 여몽있었는데 무식했다. 그러나 손권은 그가 이론적인 병법까지 알고 능통해지기를 원해서 학문을 깨우치도록 충고했다. 

 

이때부터 그는 전장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공부했다. 얼마 후 뛰어난 학식을 가진 노숙이 여몽과 의논할 일이 있어 찾아갔다. 노숙은 여몽과 막역한 친구여서 무식했지만 전투를 잘하던 여몽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와 얘기를 나누는 사이 그의 박식함에 깜짝 놀라면서 “이 사람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이제 오나라의 여몽(呂蒙)이 아닐세...” 그러자 여몽은 이렇게 대꾸했다. 

 

“선비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대해야 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이라네...”라고 대답하여 ‘괄목상대(刮目相對)’의 유래가 되었고, 훗날 지적으로도 탁월해진 여몽은 불세출의 영웅인 촉나라 관우와 싸워 승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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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기록된 오나라 여몽장군의 ‘괄목상대’ 삽화 (사진=김희철)

 

신원식, “백번을 다시 태어나도 ‘육사인’이고 싶고, 백번을 다시 생도생활을 해도 ‘전사과인’이고 싶다”

 

통상적으로 군의 간부인 장교들은 일정 기간 지나면 보직을 옮겨야 한다. 일명 계획 인사로 당시에는 전방 생활을 어느 정도 근무하면 후방으로 가야하고, 후방 근무 2년이면 다시 전방으로 가서 근무해야한다. 

 

전방으로 전출가기 몇 개월 전에 필자의 후임자로 이미 육군대학 교관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신원식 동기가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생도시절 신원식 동기의 추억은 ‘잠원식’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되었다.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과 달리 군 특성에 부합된 ‘전사(戰史)’, 병기(兵器)‘ 등의 특별한 전공과목이 있었고, 제시된 사진과 같이 신원식 동기는 “백번을 다시 태어나도 ‘육사인’이고 싶고, 백번을 다시 생도생활을 해도 ‘전사과인’이고 싶다”고 육사 졸업앨범에 기록을 남겼다.

 

헌데 유별나게도 그 전공학과의 수업 시간에는 생도들이 많이 졸아서 ‘전사과’는 ‘몽사과(夢史科)’로 불렸고, 신 동기는 대표적으로 수업시간 중 잠에 쉽게 빠지던 생도로 일명 ‘잠원식’이라고 호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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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회의원 신원식(육사37기)의 생도시절과 수방사령관 재직시 모습(사진=김희철/연합뉴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는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어마무시한 독서량으로 주중에는 밤낮없이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것도 부족해서 휴일에 타생도들이 외출하여 여가를 즐기는 시간에도 도서관에 홀로 남아 계속 독서를 했다는 소문을 전해들었다.

 

그 덕에 수업시간에는 비록 졸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육사를 졸업했고, 이후 전후방 각지에서 다이아몬드 이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논리적인 브리핑을 잘하는 장교로 정평이 나있었다. 그 덕분에 육군대학 교관중에 최우수교관으로 선발도 되었다.

 

훗날 수방사령관을 역임했던 육사동기 신소령은 육군대학 교관 보직을 마치고 수방사 작전과 필자의 후임자로 배치 명령을 받아 필자의 전방부대 전출을 앞두고 같은 사무실에서 한달 동안 합동근무를 했다.(다음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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