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이재명과 윤석열, 외교·안보 분야에서 뚜렷한 시각 차이, 우리의 선택은?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03.04 15:42 ㅣ 수정 : 2022.03.06 18:38
이재명의 ‘스마트 강군’과 윤석열의 ‘국방혁신 4.0’ 국방정책 공약 비교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언연구소장] 제20대 대통령 선거 1주일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김동연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의 공약을 비교할 때,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뚜렷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4차산업혁명 첨단기술로 ‘스마트 강군’ 육성과 선택적 모병제로 정예강군을 건설하겠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당당한 진짜 평화, 진짜 안보인 ‘국방혁신 4.0’으로 국민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한미동맹 재건’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오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미사일 공격을 하며 침공을 시작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코미디언 출신의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러시아가 침략한 것“이라고 발언했고, 윤 후보는 “이렇게 발언한 이재명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비난하고 저항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 이재명 후보 공약 핵심은 첨단기술 도입 통한 ‘스마트 강군 육성’과 ‘선택적 모병제’
이재명 후보의 국방정책 공약 발표문에 따르면 첨단기술 도입을 통한 ‘스마트 강군 육성’과 ‘선택적 모병제’를 핵심으로 주장하고 있다.
‘스마트 강군’은 핵심전력 강화, 인공지능(AI), 첨단 기술 투자 등을 통해 미래전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예비 전력 내실화를 위해 군 역할 일부를 민간에 분배하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한국형 조기경보 위성 체계 구축, 국방우주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드배치 반대와 전작권 조기 환수를 분명히 밝혔다.
두 번째로 선택적 모병제는 현행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면서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전투부사관 모병’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이 후보는 “우리 군은 여전히 30만 명에 달하는 징집병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병역 제도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임기 내에 징집병 규모를 15만 명으로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번째로 병사의 월급을 최저임금제에 맞춰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서 2027년에는 병사 월급 200만 원 이상을 보장하고, 네번째는 국가경제력 수준과 청년의 눈높이에 맞춰서 현재의 다인실 병영생활관을 2~4인의 소인실로 바꾸는 등 장병 복무 여건의 획기적 개선이다.
이를 위해 다섯 번째로 대통령 직속의 ‘국방혁신기구’를 설치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했다.
■ 윤석열 후보 공약 핵심은 ‘AI(인공지능) 과학기술 강군 건설’과 ‘국방혁신 4.0’
윤석열 후보의 국방정책은 한마디로 “AI(인공지능) 과학기술 강군 건설이다”라고 윤 후보 측 외교안보정책본부 국방정책위원장인 김용현 장군이 밝혔다.
그는 기존의 병력 중심의 전투방식으론 미래전장에서 싸워 이길 수 없으며 ‘AI가 접목된 첨단과학기술의 무인로봇전투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인구 절벽에 따른 심각한 병력자원 감소 문제를 해소하면서 전시에 인명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전문전투요원은 모병하고, 나머지는 징병하는 징모혼합제가 가능하며 모병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박물관에 가야 할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폐기하고 새로운 ‘국방혁신 4.0’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국방혁신 4.0’이다. 이에 따라 “패트리엇으론 막기 어려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고각 발사 미사일로부터 수도권을 보호하기 위해선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라며
“더 나아가 이스라엘이 개발한 것처럼 한국형 아이언돔을 개발해 조기 배치하고,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되면 정당한 방위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선제타격을 공언하여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어야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작권을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건 주권국가로 당연하지만 선제타격 능력을 포함한 전작권 전환 3가지 조건이 충족되고, 미국과 연합방위태세가 굳건하며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 복지측면에서는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복지 등의 병영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병사 월급 200만원 이상 보장, 2~4인이 거주하는 편안한 병영생활관 제공, 군 복무경력 인정 법제화, 현역병 국민연급 가입기간 확대, 민간 주택청약 및 공공 임대주택 가산점 부여 등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국방 공약의 확실한 추진을 위해 총리 직속의 ‘신흥안보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 오사카 성과 우크라이나 비극 방지하려면 전쟁 대비하는 실질적 국방에 충실해야
두 후보의 장병 복지를 위한 병영체계 구축 공약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대북 정책과 북핵 문제 및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온도 차이를 보이며 해법에도 상대적이다. 이제 양 공약을 접한 국민들이 선택할 시기가 도래했다.
과거 일본 막부시대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위장 평화에 속아 비극의 역사로 남은 ‘오사카 성 전투’가 있다. 치열한 전투 중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인 오사카 성주 히데요리는 평화의 상징으로 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를 메우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위장 평화인 거짓 화친을 받아들인다.
그동안 오사카성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방어물인 해자를 메우자마자 도쿠가와는 본색을 드러내 순식간에 성을 함락시켰고, 적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던 히데요리는 성을 빼앗긴 후 22세의 젊은 나이에 결국 자결했다. 오늘날 이상주의적 평화론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화다.
2월24일 푸틴은 국경에 배치된 15만명의 러시아 병력은 훈련 중이라며 절대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 발발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러시아군의 침공목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달성되지 못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많은 도시와 중요시설들이 파괴되고 민간민 약 2000여명이 희생됐으며 러시아군도 500여명이 전사했다고 알려졌다.
필자의 저서 제목인 ‘비겁한 평화는 없다’란 의미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4세기 로마의 병법가 베게티우스가 남긴 말이 진리임이 증명되었다..
128만명의 북한군 중 70%가 평양~원산 이남에 배치됐으며 그 총구가 남쪽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할 때, 우리도 오사카 성과 우크라이나 비극의 재현을 방지하려면 전쟁을 대비하는 실질적인 국방에 충실해야 평화가 보장된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