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 출범·韓 증시 반등…증권사 '고객 잡기' 분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 출범과 국내 증시 훈풍이 맞닿으면서 리테일 중심 증권사들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은 물론,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내리거나 이벤트 진행, 신용융자 이자율을 내리는 등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열풍을 타고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 비중보다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지만,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올해는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리테일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 KB·SK·한화투자증권, MTS 개편…“편리·간편” 강조
증권사들은 NXT 출범에 따라 MTS 개편에 나섰다. 거래소별(KRX·NXT)로 관심 종목을 나눠 관리하도록 메인 화면을 구성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새 거래소가 익숙하지 않을 투자자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편리해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KB증권은 자사 MTS인 'M-able(마블)에서 한국거래소(KRX)와 NXT의 잔량을 한눈에 비교하도록 화면을 개편했다. 또 거래 시간 확대에 따라 MTS에 '스탁브리핑' 서비스를 출시했다.
SK증권은 2개였던 자사 MTS를 '주파수' 1개로 통합하면서 KRX·NXT를 구분한 종목을 검색과, 간편하게 전환버튼으로 거래소를 선택하는 화면으로 바꿨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MTS를 새롭게 출시했다. 신규 MTS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은 물론, 사용자 친화적인 UI(사용자환경)·UX(사용자경험)를 탑재해 쉽고 편리한 모바일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
■ 키움·미래에셋·한국투자·토스증권…거래 수수료 ‘인하’
NXT가 KRX보다 20~40%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면서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도 뜨겁다.
키움증권은 NXT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하면 0.0145%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데, 이는 KRX(0.015%)보다 수수료율이 낮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온라인의 경우 0.140%에서 0.136%로, 오프라인의 경우 0.490%에서 0.486%로 인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했다.
KB증권은 위탁 수수료율(0.0022763%) 인하를 반영했고, 토스증권도 ATS 거래 수수료를 0.014%로 내렸다.
■ 하나·NH투자·미래에셋·한국투자·신한투자증권…NXT 이벤트 실시
증권사들은 NXT 출범을 계기로 콘텐츠 제공과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있다.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 차원이다.
먼저 하나증권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 1주 이상 국내 주식을 주문 체결하면 선착순 1만명에게 △에어팟4 △커피 쿠폰 △투자 지원금 △해외주식 매수 쿠폰을 랜덤 증정한다.
NH투자증권은 공식 유튜브 채널·자사 MTS에 ‘대체거래소가 대체 뭐길래?’라는 주제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LS증권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대체거래소 사용법’ 영상을 게재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말까지 NXT 출범 후 나타난 변화에 관한 퀴즈를 맞히면 추첨을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야간거래 이용자들을 위해 애프터마켓에서 1주 이상 거래한 고객 대상으로 매일 350명을 추첨, 네이버페이 포인트(5000원)를 지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애프터마켓(15:30~20:00) 거래 고객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어 도미노피자 포테이토 교환권을 300명에게 쏜다.

■ 키움·KB·삼성증권, 신용융자 이자율도 인하
증권사들은 연이어 신용융자 이자율도 인하했다. 신용융자 이자율은 증권사들이 주식을 담보로 한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의 이자율로, 통상 5~10% 수준에서 결정된다.
신용융자 이자는 증권사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키움증권은 이날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는데 △8~15일물(7.9%→7.7%) △16~90일물(8.7%→8.5%) △90일 초과(9.3%→9.1%) 등 각 구간에서 0.2%포인트(p)씩 내린다.
KB증권은 이달부터 31~60일물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9.50%에서 9.30%로 0.2%포인트(p) 인하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4일부터 7일 이하 신용융자를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0.2%p씩 내린다. 대면 기준 신용융자 이자율은 △15일 이하 8.1%→7.9% △30일 이하 8.7%→8.5% △60일 이하 9.1%→8.9% △90일 이하 9.6%→9.4% △90일 초과 9.8%→9.6% 등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증권사들의 수익 증가는 물론 투자자 편익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연초 이후 국내 증시 호조에 따라 거래대금도 증가세다. 이에 증권가는 연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8%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거래소 출범 직후부터 빠른 점유율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거래시장의 경쟁 심화가 시장구조의 고도화와 투자자들의 편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