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미 CPI 발표 앞두고 테슬라 엔비디아 급락, 트럼프 “경기침체 감내”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오는 12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될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낙폭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 하락폭이 심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전장보다 8% 이상 하락하며 240달러를 위협받고 있으며 엔비디아도 5% 이상 하락하며 106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의 무차별적인 연방공무원 해고 등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데다, 1분기 인도대수가 시장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큰 폭으로 떨어져 한때 24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엔비디아 역시 전장보다 5% 이상 하락하며 106달러를 겨우 방어하고 있으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메그니피센트7 관련주들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2월 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년 동기 대비 2월 CPI 상승률이 2.9%로 예측되며, 이는 3%였던 1월 상승률보다 소폭 둔화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2%)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준은 최근 금리 동결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향후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를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축소될 수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특유의 관세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지표 악화 등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 보호를 위한 강경한 무역 정책을 공언하며,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트럼프가 9일 방영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도 시장분위기를 침체시키고 있다. 그는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매우 큰일을 하고 있고 이런 일에는 과도기가 있다"고 말해 일시적인 경기침체 발생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RBC 캐피털 마켓과 모건스탠리 외에도 여러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는 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기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연준이 6월까지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주식 시장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켓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은 과매도(over-sold) 구간에 진입했으며,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CPI 발표 후 시장이 더욱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