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I를 이끄는 로봇
금년 초 열린 CES 2025에서 AI는 이미 생성형 AI와 Agent AI를 넘어서 Physical AI로 진화해 인간 삶의 곳곳에 체화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AI용 연산에 사용되는 고성능 GPU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CES 2025가 폐막한 지 채 20일도 지나지 않아 기존 AI 모델보다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중국발 AI 모델 DeepSeek의 출현으로 엔비디아의 주가는 하루 새 20%가 급락하기도 했다. AI 모델의 발전이 H/W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기업 및 스타트업과 AI 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등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CES 2025에서 관심을 집중시킨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의 연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또 다른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는 로봇 공학의 세 가지 핵심축으로 정보 노동자로서의 AI 로봇, 자율주행차, 그리고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들면서 컴퓨팅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결합은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으로 로봇은 Physical AI 시대 주도
산업 현장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 이미 테슬라는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를 4년 전에 공개하면서 금년에 시범생산에 들어가 약 1천대 규모를 제조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젠슨 황은 로봇 공학의 핵심 과제로서 로봇이 인간과 같은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꼽으면서 AI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로봇 훈련 방식을 제안했다.
즉 기존의 로봇은 특수한 환경에서만 작동할 수 있지만, 일반 로봇은 인간이 만든 환경인 사무실, 도로 등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로봇은 정보 노동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기술과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인간의 시연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기 때문에 AI기술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 로봇에서도 굴기 추진하는 중국, 미국을 바짝 추격 중

젠슨 황이 소개한 자사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주요 글로벌 휴머노이드 제품 14개 가운데 중국 기업은 6개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이 미국으로서 4개(현대차가 지분을 갖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포함)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 이스라엘, 캐나다, 노르웨이 및 한국(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중복)이 각각 1개이다.
CES 2025에서 소개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 가운데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H1은 하드웨어 차원에서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갈봇’의 G1, ‘로보테라’의 Star 1, ‘애지봇’의 A2 및 ‘푸리에’의 GR-2가 젠슨 황의 프레젠테이션에서 함께 소개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이었다.
한편 ‘유비텍’의 Walker S는 중국의 전기차 생산업체인 NIO의 생산 공정 내 시범 투입되고 있는 등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경에는 강력한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있다.
최근의 정책 사례로서는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와 중관촌 과학단지 행정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체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행동계획(안)’을 들 수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베이징은 지능형 로봇 산업의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분야에 50개 이상의 핵심 기업을 육성하고, 50개 이상의 대량 생산 제품을 개발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100개 이상의 대규모 산업 응용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총생산 규모 1만대를 최초로 넘어서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 엔비디아, 휴머노이드의 핵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장악 중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같은 작업을 수행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모방 학습 및 합성 데이터 생성 기술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는 ‘Isaac Groot 플랫폼’을 통해 로봇 개발자들에게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데이터 공급라인, 시뮬레이션 및 프레임워크 등을 제공하면서 애플의 ‘Vision Pro’와 같은 장비를 사용해서 로봇으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하고 위험 없이 로봇을 훈련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Omniverse’와 ‘Cosmos 시뮬레이션 엔진’으로 로봇을 훈련시키고, 실제 로봇에 적용하기 전 테스트를 통해 로봇의 학습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의 ‘DGX’는 AI 연구자와 스타트업이 바로 사용 가능한 AI 슈퍼컴퓨터를 제공하는데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며, AI 스택과 엔비디아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두 기업, CES 2025 혁신상 수상.. 삼성전자, 레인보우 로보틱스와 로봇 사업 추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국내 업계는 미국은 물론 중국에 많이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지분을 투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KAIST에서 분사한 레인보우 로보틱스 인수를 바탕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한편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국내 두 기업이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CES에서 이미 혁신상을 수상한 웨어러블 로봇 기업인 ‘위로보틱스’는 CES 2025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는데 1인 1로봇 시대를 지향해 개발된 ‘WIM’은 국내에 출시한 지 반년 만에 400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WIM에는 세계 최초로 단일 구동 기술이 적용되어 하나의 모터로 대칭형 보조 프레임 구조를 최적화함으로써 1.6k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30초 이내에 탈착이 가능한 편리성을 갖고 있다.
또한, 로봇의 동작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잡는 동작인 그리퍼 분야의 국내 전문기업 ‘테솔로’의 다관절 로봇인 DG-3F05도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로봇은 3개의 손가락에 관절이 4개씩 있어서 산업공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잡는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은 산업현장은 물론 가정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가전과 결합하여 효율성의 향상과 사용처의 확대가 예상되므로 가전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관련 산업계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