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공포 ①] 트럼프의 관세전쟁, 킹달러를 불러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대규모 관세전쟁으로 인해 달러가치 다시 급등하며 2018-2019년 전세계 강타했던 킹달러 시대 다시 부활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거의 전세계를 상대로 대대적인 관세전쟁을 일으키면서 글로벌 경제에 또 한 번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달러패권’을 지키기 위해 관세카드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킹달러 공포’에 휩싸일 전망이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미국은 더 이상 손해 보는 무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기 집권 당시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했던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관세 전쟁이 단순히 미국 내 수입물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외환시장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달러화 수요는 자연스럽게 급증하게 된다. 해외 기업과 국가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거나 미국 시장 접근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화 결제를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달러 가치는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2019년에도 관세 인상과 함께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10% 이상 강세를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는 한편으로 달러 강세로 인한 부작용을 불평하면서도, ‘강한 달러는 강한 미국’이라는 발언으로 시장에 혼란을 안겼다.
이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 이상, 미국의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트럼프발 킹달러’라고 명명하며 경계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클라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을 넘어 통화 시장까지 뒤흔들 것”이라며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할수록 전 세계는 달러 유동성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 이는 신흥국 통화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달러 강세는 미국 외 국가들에겐 치명적이다. 특히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유럽 등은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자재 구매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여기에 에너지와 식료품 등 필수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식 관세 정책이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달러화가 5~10%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 부과와 통화 긴축이 맞물리면 달러화가 15% 이상 오를 수 있다"며 "이는 2022년 킹달러 현상의 재현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불러올 달러 강세는 단순히 금융시장 문제를 넘어 실물 경제에 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상품 가격이 오르고, 이로 인해 무역량이 감소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까지 둔화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 장벽 확대가 세계 GDP를 최대 1.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주요국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고, 안전자산인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킹달러 공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1기 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트럼프라는 강력한 촉매제가 다시 한번 시장을 흔들 준비를 마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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