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성 위협하는 금리 하락...“비용 효율화 필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2.18 08:26 ㅣ 수정 : 2025.02.18 08:26

5대 시중銀 NIM 일제히 하락
대출 확대로 이익 방어했지만
올해는 조달금리 낮출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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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사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 이익 성장세까지는 방어했지만 올해 업황에 대해서는 보수적 전망이 주를 이룬다. 금리 하락과 대출 규제 등 녹록치 않은 영업 환경 속 ‘비용 효율화’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 평균치는 1.60%로 전년동기(1.67%) 대비 0.07%포인트(p) 하락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통상 은행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 기간 은행별 NIM 추이를 보면 국민은행이 1.83%에서 1.78%로 0.05%p 하락했고, 신한은행은 1.62%에서 1.58%로 0.04%p 내려갔다. 하나은행은 1.52%에서 1.46%로 0.06%p, 우리은행은 1.56%에서 1.42%로 0.12%p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카드 제외) 역시 1.83%에서 1.74%로 0.09%p 떨어졌다. 

 

5대 시중은행은 이 같은 수익성 지표 둔화에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시현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지난해 이자 이익 합계는 42조195억원으로 전년(41조3878억원) 대비 1.53% 늘었다. 이들 은행이 지난해 2.6~10.3% 수준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을 기록하며 이익 감소 요인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은행권 NIM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경우 대출금리도 연쇄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잔액에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이에 따라 유입되는 이자 이익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 대출 자산 확대에 제한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은행권 수익성 둔화 우려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성장률은 4.6~7.6% 수준이었다. 다만 올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 가계대출 성장률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인 3.8%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억제 정책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데다 자본시장이 점차 발전해 가는 상황에 시업대출 수요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대출의 수익성인 NIM도 낮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은행권도 금리 하락과 대출 둔화에 대비한 수익성 방어 전략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큰 폭의 이익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상 실적 규모 유지를 위해서는 비용 효율화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출 재원으로 쓰이는 수신고를 최대한 낮은 금리(이자)로 조달해 마진을 극대화하는 게 거론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모임통장 시장서 격돌하는 것도 비용 효율화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모임통장은 대부분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 형태로 기본금리는 연 0.1%, 최고금리는 연 2.0% 수준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기 예·적금보다 낮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재원으로 대출을 내줘 더 많은 이자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흔히 은행이 이익을 늘리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게 잡는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정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경쟁사인) 타행으로 고객을 뺏기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대출금리가 높은지가 아니라, 얼마나 조달금리가 낮은지가 중요하다. 이는 영업력이나 이익 창출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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