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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디지털 성적표 급성장...’수요 감소‘ 영업점 운영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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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2.10 08:25 ㅣ 수정 : 2025.02.10 08:25

대출도 비대면 실행...대면 금융 비중 뚝뚝
수요 감소한 영업점 폐쇄는 사실상 급제동
판관비 부담 여전...경영 효율성 제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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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ATM .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실적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고객들의 비대면 선호도 증가와 은행 모바일뱅킹 고도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금융 환경 변화에도 시중은행의 체질 개선 속도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비용 효율화를 위한 영업점 폐쇄에 부정적 시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은행이 취급한 담보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74.3%로 집계됐다. 누적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건수는 지난해 4분기 말 1만5897건으로 1분기 말(8237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94.2%가 비대면을 통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디지털 채널 상품의 신규 비율이 65%로 전년(58%) 대비 7%포인트(p)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비대면 상품 가입 고객 수가 311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66만6000명) 대비 16.8%, 2022년(228만4000명) 대비 36.4% 늘어난 규모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면서 고객들의 금융 이용 경로 역시 비대면 쪽으로 빠르게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은행의 입출금 기준 대면 거래 비중은 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 조회 업무의 대면 비중도 4.8%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비대면 금융 후발주자인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모바일뱅킹 고도화에 나섰다. 애플리케이션(앱) 성능 개선 뿐 아니라 다양한 비대면 여·수신 상품을 출시했다. 또 각 시중은행 모회사인 금융그룹 주도로 주요 자회사 서비스와 생활 밀착형 서비스 등을 총망라한 ‘슈퍼앱’을 구축한 것도 대표적이다.  

 

자연스럽게 은행 모바일뱅킹 관련 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국민은행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연말 기준 2022년 약 1105만명, 2023면 1206만명, 2024년 1303만명으로 매년 약 100만명씩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슈퍼쏠(SOL)' 이용자 수는 2023년 131만명에서 지난해 608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들은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영업점 운영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활성화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영업점 축소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고객의 금융 접근성 약화 우려는 과제로 남아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소비자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 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2021년 9월 말 3145개에서 2022년 9월 말 2824개로 321개 급감했다. 다만 이후 2024년 9월 말(2792개)까지 2년 동안에는 32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은행 영업점 폐쇄와 관련한 부정적 인식과 금융당국 압박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갈수록 수요가 줄어드는 영업점을 운영하는 건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판매관리비는 지난 2022년 12월 말 14조1619억원에서 2023년 12월 말 14조72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9월 말까지 14조16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성장으로 영업이익경비율(CIR) 등 생산·효율성 지표는 개선하는데 성공했지만 판관비 감축은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 수요도 지역이나 상권마다 편차가 있는데, 수도권 외곽 쪽만 나가도 찾는 고객들도 많이 없기 때문에 영업점 자체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영업점을 포함한 은행 서비스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있어 쉽게 정리하지 못 하겠지만 출장소 대체 같은 방법으로 탄력적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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